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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27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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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개선시키는 제품을 비롯해 민감성 피부용, 미백용, 선탠용, 피부 박피용 등 화장품 종류도 가지가지. 특히 다음달부터 신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메디컬 화장품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에 힘입어 올해 메디컬 화장품 시장은 3000억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피부과 전문의가 화장품 개발에 나서게 된 데에는 지난해부터 실시된 의약분업이 촉매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의사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노하우에 따라 만든 약이나 연고를 의약분업 제도 때문에 판매할 수 없게 된 것.
대신 공동으로 화장품 회사를 세워 꼭꼭 숨겨뒀던 ‘비방(秘方)’을 기능성 화장품 제조에 이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대표 주자는 애경산업㈜이 판매하는 여드름 예방 화장품 ‘에이솔루션’.
아주대병원 피부과 이성락 교수의 처방에 따라 만들어졌다. 여드름 균을 제거하고 피지가 지나치게 분비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미국 뉴욕주립대 건강과학센터에서 20∼40대 여드름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5주간 임상시험한 결과 환자의 70% 정도가 여드름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학 고유의 비법을 살린 전문 한방 화장품도 최근 시판되고 있다. 이은미 여성한의원 원장이 개발한 한방 에센스 시리즈와 ‘렉스 해말근’이 그 주인공. 각종 한약재와 식물 추출물이 원료로 사용됐다.
한방 에센스 시리즈는 여드름 및 주름살 방지, 모공 청소, 자외선 차단 등의 기능을 가진 화장품 6종으로 구성돼 있다. 렉스 해말근은 녹두 상백피 당귀 등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들어졌으며 ‘무색, 무향, 무알코올’이 특징.
피부의약 전문 바이오벤처기업인 바임래버러토리즈도 2월경에 순식물성 여드름 치료 물질로 만든 화장품 ‘노블렘’을 내놓는다. 45명의 피부과 및 성형외과 전문의, 약사, 화학자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
노블렘은 서울대 종합약학연구소의 국제공인 효능 테스트, 프랑스의 화장품 품질 평가 연구소인 덤스칸사의 국제공인 품질검사 및 인체 안전성 임상테스트를 각각 통과했다.
이와 함께 바임래버러토리즈는 피부 노화를 방지하거나 상처 치유 기능이 있는 메디컬 화장품을 올해 안에 제품화할 계획이다.
또 국내 유명 피부과 전문의 28명이 대웅제약과 손잡고 세운 화장품 회사 ㈜에스테메드도 3월 초에 여드름과 미백, 민감성 피부용 화장품 12종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제품은 이 회사의 주주로 참여하는 전국의 피부과 의원 및 대학병원 28곳에서 팔릴 예정.
그러나 이 같은 화장품이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피부 타입과 질환, 증상에 따라 바르는 양과 횟수가 다르다.
또 화장품의 효능만 믿다가 병원에서 원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피부 질환이 재발할 수도 있다.
아름다운 오늘 피부과 의원의 강진수 원장은 “메디컬 화장품은 특정 피부 질환의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한 것으로 정확한 사용법을 지키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사용 전에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