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단순한 색조에 담긴 동심의 세계

  • 입력 2001년 10월 28일 18시 44분


중진 화가 박남철의 개인전이 11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갤러리에서 열린다.

이 전시엔 ‘무천(舞天)’ 연작 60여점이 전시된다. 출품작에서 잘 드러나듯 그의 그림은 자유분방한 선묘(線描)와 명랑한 색조, 천진난만한 유희(遊戱)공간을 한데 아우르고 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마치 투명한 동심의 세계를 보여주는 듯하다.

그림은 전체적으로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꽃이며 새며 나무며 물고기 달 별 등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소재가 잘 묘사되어 있다. 눈이 시리도록 맑은 하늘빛, 자유롭게 노니는 생명체, 그리고 간혹 나타나는 영원한 침묵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자유와 평화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그림은 단순하다. 기교가 없다. ‘큰 기교는 오히려 졸박해 보인다’는 동양미학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박남철의 그림은 동심 그 자체다. 실제로 그림을 들여다보면, 어린이의 그림같다. 그의 그림은 동화적이어서 아련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그 그리움은 태고적 시원(始原)에 대한 갈망이기도 하다. 이 대목에서 박남철의 동심은 무천과 통한다.

무천은 원래 고조선시대 제천의식의 하나였다. 그 의식은 하늘과 땅의 소통, 자연과 인간의 합일에 대한 갈망이었다. 박남철의 그림 역시 마찬가지. 합일과 상생, 즉 춤추듯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이다. 02-735-2655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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