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Guns&Talks'등 기발한 영어제목 눈길

  • 입력 2001년 9월 27일 18시 37분


개봉을 앞둔 코믹 액션 영화 ‘킬러들의 수다’의 영어 제목은 뭘까?

‘Guns & Talks (총과 수다)’다.‘킬러들의 수다’를 그대로 직역한 것보다 오히려 간결하면서도 영화 성격을 잘 드러내 준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신라의 달밤’의 영어 제목은 ‘Kick the Moon (달을 차라)’. 당초 원문을 직역해 ‘Moonlight in Shinla’로 하려고 했으나 멜로적인 분위기보다는 액션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명령문의 제목을 택했다.

‘엽기적인 그녀’는 ‘엽기’라는 뜻의 마땅한 영어 단어를 찾지 못해 영어 제목을 짓지 않았던 경우. 그러나 최근 이 영화의 해외 판매 이야기가 나오면서 급히 영어제목을 붙여야 했다. 제작사가 찾아낸 제목은 ‘My Sassy Girl’. ‘Sassy’는 ‘뻔뻔스러운’ ‘영리해 보이는’등의 뜻.

멜로물 ‘봄날은 간다’의 영어 제목은 ‘One Fine Spring day (어느 좋은 봄날 하루)’다. 영화 ‘One Fine Day’에서 따온 듯한 이 제목은 영화의 서정적인 느낌을 잘 살린 편.

최근 국제영화제에서는 자국 발음을 그대로 영어로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해외판매를 노리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무사’ 역시 한국 발음을 그대로 살려 ‘MUSA’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이를 ‘무사’대신 ‘뮤사’로 읽을 가능성이 높아 고민거리.

지금까지 영어 제목 중 수작으로는 ‘오! 수정’ ‘생과부 위자료 청구 소송’ ‘산부인과’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등이 꼽히다.

‘산부인과’의 영어 제목은 ‘Push-Push’. 아기를 날 때 ‘힘주라’는 뜻의 영어 표현이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영문제목은 ‘불씨’를 뜻하는 ‘A Sparkle’. 노동운동에 불씨를 지폈다는 영화 내용을 따서 붙였다.

‘오 수정’의 영문 제목은 화가 마르셀 뒤샹의 그림 제목을 패러디한 ‘The Virgin Stripped bare by her Bachlors(자신의 남자들에 의해 발가벗겨진 처녀)’다.

그렇다면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의 영어 제목은 뭐였을까. ‘From Bedroom to Courtroom (침실에서 법정으로)’다.

시네마서비스 해외팀의 문혜주이사는 “3, 4년전만 해도 한국식 영어나 어색하게 직역한 영어 제목이 많았지만 최근 한국 영화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세련된 영어 제목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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