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다섯시반에 멈춘 시계'에 얽힌 감동과 추억

  • 입력 2001년 7월 6일 18시 41분


□다섯시 반에 멈춘 시계

강정규 글 박문희 그림

135쪽 6000원 문원

지진이 났을까? 홍수가 들이닥쳤을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왜 시계가 멈췄을까?

30여년 동안 바늘이 멈춘 채 서랍 속 깊이 들어 있는 시계. 어른이 된 주인공은 지금도 가끔 그걸 꺼내 냄새를 맡아본다. 오래된 가죽 냄새 같기도 하고, 때에 절은 땀 냄새 같기도 한…. 그 냄새 속에는 시골에서 보낸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의 추억이 들어 있다.

바닷가에 놀러가면서 이웃 형에게서 빌려 찬 시계. 앗차 실수로 동네 역 ‘똥간’에 빠뜨려버렸다. 쌀 댓말 값 주고 새로 시계를 사다 물어준 것 까진 좋았는데, “시계를 팔아먹고서 딴소리를 한단다”는 헛소문이 퍼질 줄이야!

벌컥 핏대를 내던 아버지, 이윽고 똥지게를 지고 그 똥을 다 퍼내 시계를 찾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신사용, 숙녀용까지 줄줄이 한구덩이로 이어진 그 많은 걸 어떻게 다 퍼낸다고…. 아버지와 아들은 과연 어떻게 시계를 찾아냈을까?

군데군데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줄거리의 재미도 재미이지만, 며칠 똥지게를 져 몸져 눕더라도 자식의 누명을 벗겨주겠다는 아버지, 혼란스러워하는 가족을 다독이는 할머니의 마음 씀씀이가 퉁, 하고 가슴의 금(琴)줄을 퉁긴다.

“강정규한테서 할머니와 똥 얘기를 빼면 시체다.” 동화작가 이 아무개의 말. 작가는 “거기가 바로 내 고향이기 때문”이라고 그 말을 받는다.

초등학교 전학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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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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