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을 전쟁으로 만회?…트럼프 ‘이란 공격’ 진짜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8일 23시 16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하원 본회의장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하고 있다. 2026.02.25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하원 본회의장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하고 있다. 2026.02.25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이란에 대해 전격적으로 기습 공격을 퍼부으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란은 트럼프 행정부가 앞서 기습 군사작전을 단행한 베네수엘라 등과는 체급에서 완전히 다르다. 중동 내 군사 강국 중 하나로, 최대 규모의 미사일 전력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것. 또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타격하기 쉽지 않은 지형적인 이점도 있다. 게다가 이란과의 전쟁은 중동 전체 안보 질서를 흔들 수 있는 만큼, 미국으로서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 이란 핵프로그램 포기 안 할 것 판단에 ‘예방적 군사행동’

미국이 ‘장대한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으로 명명한 이번 군사작전을 단행한 건 일단 이란과 8개월 만에 핵 협상을 재개했지만, 실질적 진전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예방적 군사행동에 나선 것.

미국은 협상 실패 시 곧바로 실행 가능한 ‘플랜 B’를 위해 이미 이란 인근에 대규모 군 전력을 집결시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그들의 위협적인 활동은 미국과 우리 군대, 해외 기지, 그리고 전 세계 동맹국들을 직접적으로 위험에 빠뜨린다”며 이번 공습이 더 늦기 전에 이란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선제적 공격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앞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 재건 시도는 물론,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 등을 겨냥해서도 전면 폐기를 주장하며 거듭 불만을 표시해 왔다.

이번 타격이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란 트럼프 2기 외교·안보 원칙을 다시 확인시켜준 조치란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출범 후 외교적 해법을 우선 모색하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 언제든 압도적 군사력으로 단기간에 판을 뒤집는 방식을 반복해왔다.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3곳을 정밀 타격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과 올해 1월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작전이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열린 비공개 회담 이후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과 관련해 “이란과 합의가 성사될지 보기 위해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2.12 워싱턴=신화/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열린 비공개 회담 이후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과 관련해 “이란과 합의가 성사될지 보기 위해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2.12 워싱턴=신화/뉴시스
일각에선 이번 공습이 단순히 이란을 겨냥한 게 아닌, 중동 권력지형 재편까지 염두에 두고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에 결정적 타격을 입혀 이스라엘의 입지를 넓히고 다른 중동 왕정 국가 등과는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결과적으로 보란 듯 미국의 힘을 증명해 중동에서 미국의 억지력을 복원하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이민·관세’ 양대 정책 고전 속 정치적 국면 전환 포석도

미 국내 정치적인 목적도 공습 배경으로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지방선거에서 집권 공화당은 연전연패하며 그에 대한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향하고 있다. 여기에 그의 양대 핵심 정책인 관세와 이민 정책도 위기에 처했단 평가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에 대한 과잉 단속 논란이 불거지면서 반(反)이민 정책이 큰 위기를 맞은 가운데, 최근엔 연방대법원이 그의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하면서 관세 정책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 이에 시선을 외부로 돌려 정치적인 국면 전환을 위해 이란에 대한 공격 결정 버튼을 눌렀을 가능성이 크다. 전통적으로 강경한 외교안보 전략에 따른 성과는 적어도 단기적으론 대통령 지지율을 상승시킨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각에선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번 작전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겠단 계산을 트럼프 대통령이 했을 거란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공화당 내 전통 보수층은 강한 군사력과 적대국에 대한 단호함을 선호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움직임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내에선 이번 공격에 대한 불만이 거칠게 표출될 수 있다. 지지율에서 고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에 개입하는 건 반등의 여지를 줄 수 있지만, 이는 ‘미 우선주의 및 고립주의’를 강조해 온 마가의 요구와는 분명히 대립한다. 지난해 6월 미군의 B-2 폭격기가 이란 본토로 날아가 폭격했을 땐 마가의 불만이 잠시 표출됐지만, 적당한 수준에서 자체 봉합됐다. 다만 이번 공격은 이란에 재차 강펀치를 날린 것으로, 앞서와는 달리 이란의 거친 항전에 따른 전쟁 장기화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 대한 충성심과 지지로 뭉친 다층적인 연합인 마가의 내부 분열 역시 가속화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이란#군사작전#중동#핵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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