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금융]하반기 신용경색 걱정은 "기우"

  • 입력 2001년 6월 5일 18시 36분


올 하반기 회사채의 대량 만기도래로 신용경색이 빚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등 일부 외신에서 올 하반기 회사채 만기도래로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유동성 위기를 겪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했지만 올 하반기는 지난해와는 크게 달라 이같은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하반기 회사채 대량 만기〓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12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모두 26조4630억원어치(자산담보부증권과 워크아웃기업 발행분 등 제외)로 올 전체 36조974억원의 73.3%에 이른다. 이중 상환이나 차환발행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투기등급인 ‘BB+등급 이하’가21.97%인 5조8142억원가량. 이는 지난해 하반기 21조원보다 올 하반기 만기도래가 더 많은 것.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와는 상황이 판이하다.

▽자금여건 개선〓한은은 5월까지 회사채가 16조1202억원어치가 발행됐다고 밝혔다. 이중만기도래 회사채의 차환발행분을 제외환 순증분은 모두 7조5079억원. 특히 ‘BBB등급’에서 1조6506억원, ‘BB+ 이하 등급’에서 6309억원이 각각 순증했다.

지난해 33조원이 돌아왔으나 발행은 18조원에 불과해 결국 기업들이 15조원을 순상환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 회사채 발행은 대단히 순조로운 것. 한은은 순증액중 상당부분이 하반기 만기도래분에 대비해 미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밖에도 회사채신속인수, 프라이머리CBO 제도 등으로 하반기 신용경색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는 게 한은의 생각이다.

또 굿모닝증권의 최근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돌아오는 A등급 이상의 회사채 비중이 지난해보다 높은데다 ‘BBB등급 이하’의 채권비중은 지난해보다 낮다. 더구나 지난해 90%가 보증 회사채로 신용보증기관에 위험이 전가됐다면 올해는 80.8%가 무보증 일반 회사채에서 위험전이의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것.

▽채권시장의 호전〓이처럼 금융시장 불안의 우려가 낮아지면서 채권시장 역시 급속도로 좋아지고 있다. ‘BBB등급 이하’ 채권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고 AA등급과의 스프레드(금리 격차)가 4월초 4.73%에서 최근 4.26%까지 줄었고 정부의 정크본드 시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증권사들이 앞다퉈 ‘BBB등급 이하’ 채권을 구하려는 상황이다.

굿모닝증권 윤명환연구위원은 “올 하반기 회사채 만기가 많은 투기등급인 개별 기업 11개를 분석해봐도 하반기 신용경색 우려가 적다”고 밝혔다.

BBB등급 이하 회사채 만기도래
기 업신용

등급

하반기 만기도래 금액
대한항공, 한진해운, 한진중공업 등 한진 3개사BBB02조원
두산, 두산건설 등 2개사BBB-9000억원
한화,한화석유화학 등 2개사BBB07000억원
동부한농화학, 동부건설, 동부제강 등 3개사BBB05000억원
한솔제지BBB04000억원
동국제강BB+4000억원
금호산업BB06000억원
현대산업개발BBB07000억원
현대상선BBB01조2000억원
현대종합상사BBB04000억원
(자료제공:굿모닝증권)

<이헌진·박현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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