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전문가에게 듣는다] 조상래 코스모투자자문 이사 "지금이 주식투자 나설때"

  • 입력 2001년 4월 30일 19시 09분


"현재의 국내경기는 아랫목부터 온기가 점차 확산되는 냉방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바닥권을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경기둔화세가 완화되는 상황입니다. 주식시장은 경기를 선반영하는 만큼 지금부터 주식비중을 늘려야 합니다."

조상래(38) 코스모투자자문 이사는 경기바닥권 논쟁이 일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주식투자에 나설 때라고 강조한다.

국내외 각종 지표가 바닥권 탈출을 확인시켜 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 현명한 투자자라면 주식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가의 급락가능성이 줄어들고 있지만 지난해 실패경험 때문에 대다수 투자자들이 선 듯 주식매수에 나서길 주저하는 지금이야말로 투자적기라는 게 조 이사의 시황관이다.

조 이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로 증권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장기신용은행의 펀드매니저와 국은투신 주식운용팀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11월 코스모투자자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1/4분기 미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다. 미국경제는 침체위기(Recession)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는가.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적다고 본다. 무엇보다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로 최악의 국면은 모면할 수 있다. 미국은 금융시스템이 잘 발달돼 있어 실물경제에 미치는 통화정책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FRB의 금리인하 정책이 시차를 두고 실물경기 회복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2%포인트 금리를 내린 만큼 하반기부터 경기부양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FRB가 추가로 금리를 내린다면 미국경제는 물론 전세계 경제가 늦어도 올 4/4분기는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4월의 금리인하로 미국증시가 바닥권을 벗어났다는 견해가 많아졌다. 1월과 달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낙관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동의한다. 최근 미국시장은 기업실적 악화보다는 예상을 뛰어넘는 1/4분기 GDP성장률 등 호재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급락가능성보다는 추가상승의 모멘텀을 찾는 주식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증시주변환경도 1월보다 유리하다. 장단기금리차 확대와 NAPM지수(전국구매자관리협회지수) 반등 등 실물경제에 금리인하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지금부터 미국증시는 중장기적인 반등이 가능하다고 본다. "

▶미국증시에서 반도체 주식의 매수시점을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지금부터 매수해야 한다는 입장과 다소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나.

"월가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의 논쟁을 보면 동일한 현상을 서로 다른 각도로 얘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가령 현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에 공감하면서도 한쪽은 지금보다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다는 입장이고 한쪽은 2~3분기 후에나 좋아진다는 이야기다.

다른 말로 하면 지금주식을 사라는 입장과 1~2분기 후에 사라는 입장의 차이다. 여유자금이 많을 경우 지금부터 분할매수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즉 전자의 입장에 동의하는 편이다."

▶국내경기는 언제쯤 회복세를 보일 것인가.

"이미 국내경제는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징후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전월대비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재고지수가 줄어든 반면 기업실사지수(BSI)는 증가하고 있다. 최근 백화점매출과 창업자수가 증가하는 것도 경기회복을 알리는 신호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경제가 하반기부터 회복하면 국내경제의 회복속도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경기회복 전망과 맞물리면서 시중자금이 본격적으로 증시로 들어올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지난 1월의 주가상승은 외국인들이 일방적으로 주도했다. 국내자금의 증시유입은 거의 없었다. 낙폭과대와 미국금리인하가 맞물린 전형적인 'Bear Market Rally'였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주요 기업을 이미 살만큼 샀다. 대규모로 자금이 들어오는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국내자금은 사정이 다르다. 신규 매수대상이 넓을 뿐만 아니라 경기회복으로 주식투자 자체의 매력도 증가하는 추세다.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과 국내증시의 지지선이 한단계 높아진다면 대규모 자금이동이 예상된다."

▶국내증시가 반등하면 앞으로 어느 업종과 종목이 주도할 것으로 보는가.

"경기회복 국면별로 주도주는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금융장세에서는 낙폭과대주나 업종대표주, 금융주 등이 주도한다. 경기회복의 초기국면에는 실적회복속도가 빠른 IT업체와, 부품산업 등이 시장초과수익률을 낼 것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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