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안정환 “드디어 골맛”…종료직전 극적인 동점골

  • 입력 2001년 4월 23일 18시 41분


안정환이 23일 아탈란타전에서 문전을 향해 드리블 하고 있다.
안정환이 23일 아탈란타전에서 문전을 향해 드리블 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님. 이래도 절 무시하시겠어요?”

LG컵 이집트4개국대회에 출전하는 ‘제2기 히딩크호’에 승선하지 못했던 ‘테리우스’ 안정환(25·페루자). 그가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에게 ‘시위’라도 하는 것일까.

그라운드보다는 벤치를 지키는 일이 많았던 안정환이 23일 이탈리아 세리에A 아탈란타전에 후반 교체투입돼 팀이 1―2로 뒤지던 로스타임 때 동점골을 뽑아내 팀의 2―2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AFP통신은 이날 “페루자의 영웅 안정환 드디어 이탈리아에 적응하기 시작했다”며 한국인으로서 이탈리아에서 첫 골을 터뜨린 안정환의 인물 스토리를 타전했다.

AFP는 특히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안정환이 계속 세리에A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 있을 경우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하는 2002년 월드컵에서도 안정환을 대표팀에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안정환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생애 가장 기쁜 날이다. 그동안 나를 도와준 코스미 감독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히딩크감독이 25일 개막하는 이집트4개국 친선대회에 불러주지 않는 것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20일 한일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히딩크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벤치를 지키는 선수는 필요없다”는 말을 들은 그의 심정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는 것. 일단 안정환이 ‘제2기 히딩크호’에 탑승하지 못함에 따라 히딩크감독의 즉각적인 반응을 들을 순 없지만 전문가들은 안정환이 조만간 합류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상을 하고 있다.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자문은 “안정환이 이제야 이탈리아축구에 제대로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첫 골이 터지기까지 초조하고 심적 부담감이 크지만 첫 골만 터지면 마음의 안정을 찾아 플레이가 잘 되는데 안정환이 그럴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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