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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18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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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병력을 철수한 지 수시간 만에 유대인 정착촌과 이스라엘군 초소에 대한 팔레스타인측의 박격포 공격이 재개되자 가자지구의 이집트 국경 부근인 라파 외곽의 가자국제공항 인근으로 진입했다.
팔레스타인의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 탱크 3대와 불도저 1대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으로 진입해 팔레스타인 국경 경찰의 전초기지를 파괴한 뒤 45분 만에 철수했다”고 전했다.
한편 마흐무드 하무드 레바논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있는 시리아 레이더기지를 공습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에 긴급 회의 개최를 요구했다고 17일 밝혔다.
레바논 라디오 방송은 아랍연맹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이 회의가 21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집트와 요르단 방문을 마치고 18일 팔레스타인으로 돌아온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가자지구=AP연합〉
▼이-팔-레바논-시리아 이해관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갈등은 비단 양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이스라엘과 아랍권 전체간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아랍권 중에서도 특히 관련이 큰 국가는 레바논과 시리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한때 레바논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으며 아직도 시리아가 레바논내의 이슬람 과격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16일 레바논 내 다르알바이다르에 주둔하고 있는 시리아군의 레이더기지까지 공습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레바논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시리아 팔레스타인간의 관계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이스라엘은 1978년 레바논에 기지를 둔 팔레스타인 특공대가 텔아비브를 공격하자 즉각 반격에 나서 남부 접경지역을 점령해 지난해 5월까지 22년간 병력을 주둔시켜 왔다. 82년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있는 팔레스타인 게릴라 기지를 전격 공격하기도 했다.
시리아는 1922년부터 4년간 레바논을 강점한 적이 있다. 이후 레바논에서 기독교와 이슬람교 세력간에 내전이 발발하자 다시 개입하기 시작해 76년에 이어 90년 병력을 보냈으며 이후 지금까지 계속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시리아는 레바논 남부에 거점을 둔 이슬람교 시아파 무장세력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9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에 유혈충돌이 발생했을 때부터 이스라엘에 보복을 경고해 왔으며 14일 이스라엘군을 공격해 군인 1명을 숨지게 했다.
그러나 일부 서방 중동 전문가들은 헤즈볼라의 이번 이스라엘 공격에 ‘숨은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로부터 레바논 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11년째 레바논에 병력을 두고 있는 시리아측이 자신들의 주둔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번 공격을 부추겼다는 추측이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