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사외이사 '내사람 심기'

  • 입력 2001년 4월 12일 18시 44분


올해부터 12월 결산법인의 사외이사 선임의무가 한층 강화됐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주주측이 추천한 후보들이 대거 선임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의 ‘기업경영 감시기능’이 제대로 실행될지 의문이 일고 있다.

증권거래소는 12월 결산법인 515개사의 평균 사외이사 선임비율은 35.3%로 작년 33.3%보다 2.0%포인트 상승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자산총계 2조원이상인 대기업은 사외이사 선임비율을 50%이상으로 하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선임된 사외이사 중에서 소액주주측이 추천한 사외이사는 SK텔레콤의 남상구교수(고려대)와 김대식교수(한양대), 그리고 대우전자의 임용재 소액주주권리찾기운동본부대표 등 극히 일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이 때문에 올해도 대주주의 독단적인 경영권 행사를 막고 기업내부의 감시를 강화하도록 의무선임 규정까지 만들었지만 사외이사가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될 지 벌써부터 의구심이 일고 있다.

한편 상장기업들은 사외이사수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전체 등기이사수를 전년도 3686명에서 3458명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수도 전년 1269명에서 1222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의무선임 규정으로 사외이사 선임비율은 최저인 25% 회사가 4.4%포인트 줄어든 반면 41%∼50%는 6.0%포인트 늘어났다. 또 12월 결산법인을 포함한 전체 635개 기업(회사정리절차개시 중인 기업과 증권투자회사 제외)의 회사당 평균 사외이사 수는 2.32명이었다.

외국인 사외이사 수는 전년도 55명보다 23% 증가한 68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사외이사 증가는 외자유치 등을 통해 상장기업들의 외국인 지분이 상승해 경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한편 직업별로는 경영인 출신이 32.5%로 가장 많았고 △교수 20% △금융인 15.9% △변호사 9.3% △회계사 7.9% 등의 순이었다. 사외이사 임기는 3년이 전체의 77%로 가장 많았고 연령별로는 50대∼60대가 73.4%였고 80대와 30대도 각각 0.6%와 4.0%에 이르렀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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