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 한국 EMC '직지찾기' 캠페인

  • 입력 2001년 3월 19일 19시 04분


“독일의 쿠텐베르크가 1452년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한 것으로 일반인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지구를 반바퀴돌아 저편에서 쿠텐베르크보다 70여년전 한 권의 책이 이미 금속활자로 인쇄됐다. ‘직지심체요절’이 그것이다. 불교의 참고문헌이 담긴 이 책은 1377년 한국 청주의 한 사찰에서 인쇄되었다.”

미국의 정보저장 전문 정보기술(IT)업체인 EMC의 본사 홈페이지(www.emc.com)에서 한국에서의 ‘직지(直指)찾기’ 캠페인을 소개한 내용의 일부다.

한국EMC(대표이사 정형문)는 국내에서 일반인들 사이에서 잊혀져 가는 우리나라 문화재인 ‘직지심체요절’을 찾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직지가 처음 인쇄된 곳으로 기록상 전하는 충북 청주를 중심으로 시민단체 등과 함께 직지찾기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청주시민회와 함께 ‘직지찾기운동본부’를 결성, 매달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명절 귀향객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는가하면 서울 인사동에서는 자료 전시회 등 행사를 갖고 있다.

한국EMC가 이처럼 직지찾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현지화 전략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활자에 의한 정보저장인 직지가 디지털 정보저장 관련 기술과 기기를 개발 생산하는 EMC의 ‘뿌리’로 보고 있는 것.

정형문사장은 “‘직지’가 있음으로해서 오늘날 우리가 필요한 모든 정보가 있을 수 있었고 그 정보를 저장 보호 관리하는 정보 인프라를 제공하는 EMC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와 세계 최고의 정보 인프라 회사와의 만남은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한국EMC의 이같은 직지찾기를 지원하기 위해 본사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직지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된 ‘하권’ 외에 최소한 50부 이상이 인쇄됐을 가능성이 높아 이를 찾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것이 한국EMC의 목표라고 정사장은 말했다.

한국EMC는 앞으로 직지와 관련된 어린이 만화, 성인교육을 위한 CD롬 제작에서부터 비디오와 영화제작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 메사추세츠주 홉킨톤에 본사를 둔 EMC는 세계적인 정보저장(스토리지)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등을 공급하는 기업. 79년 창립이후 현재 전세계 50여개국에서 2만 6000여명의 직원들이 3만 5000여개의 기업고객을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축액은 88억 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국EMC는 95년 3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300여명까지 늘어났고 한국시장 점유율은 35%에 이르고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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