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3人 약점도 3色'…日 후임총리群 리더가 없다

  • 입력 2001년 3월 7일 18시 48분


일본 정국은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가 퇴진 요구를 거부하면서 혼미를 거듭해왔다. 따라서 내주 초 모리 총리가 사임의사를 밝히고 나면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후임 총리 인선과정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후임으로 거론되는 3명 모두 약점을 갖고 있는 데다 적극적으로 총리가 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도 않는 ‘기현상’ 때문이다.

자민당 내에서는 후임총리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59)전 후생상,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75)전 간사장,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63)전 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노나카 전 간사장은 고령인데다 막후 정치를 해온 ‘검은 이미지’가 따라다니는 것이 약점. 그는 지난해 4월 밀실에서 모리 총리를 만들어낸 ‘5인방’ 중 한 명이다.

고이즈미 전 후생상은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공명 보수당과의 연립정책을 비판해 왔으며 모리 총리에 반기를 들었던 가토 고이치(加藤紘一)전 간사장, 야마사키 다쿠(山崎拓)전 정조회장과 친한 것이 약점. 재정정책과 구조개혁방법에서도 주류와 갈등을 빚고 있다.

두 사람은 7월에 있을 참의원 선거도 의식하고 있다. 4월 말이나 5월 초에 총리가 되더라도 7월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면 책임을 지고 총리직을 내놓아야 할 상황. 모리 총리의 뒤치다꺼리만 하다 물러나는 ‘3개월 단명 총리’는 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노나카 전 간사장은 “내가 총리가 되지 않을 확률은 200%”라며 연막을 치고 있다. 고이즈미 전 후생상도 “두 번 다시 총리 소리를 하지 말라”며 자파 소속 소장파 의원들에게 입단속을 하고 있다. 다만 당내 의견이 모아져 옹립하면 두 사람 모두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시모토 전 총리는 비교적 의욕을 보이는 편이다. 그러나 그는 98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대패한 뒤 총리직을 물러났다. 그런 사람을 또다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총리로 맞는 것은 곤란하다는 의견이 많다.

당내 의견을 고루 반영하지 않은 채 몇 개 파벌이 밀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총리를 결정하는 방식이 계속돼서는 곤란하다는 소장파의원들의 견해도 변수. 자민당내 소장파 의원들은 6일 ‘일본의 내일을 만드는 모임’ 이름으로 모리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9월로 예정된 총재선거를 앞당기자고 요구했다. 또 총재 입후보에 필요한 추천 의원수를 현행 30명에서 10명으로 줄이도록 요청했다. 소장파 의원들은 독자 후보를 내겠다는 생각을 밝히고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