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일본정부-신문 언론자유 갈등

입력 2001-01-12 18:50수정 2009-09-2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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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보호를 강화하려는 일본 정부와 보도의 자유를 지키려는 일본 언론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양쪽의 갈등은 지난 해 시작됐다. 일본정부가 만든 ‘인권옹호추진심의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중간보고서가 계기. 심의회는 “다양한 유형의 인권침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강제수사권을 가진 새로운 인권구제기관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심의회가 지적한 4가지 인권침해에는 차별, 학대, 공권력 남용과 함께 언론에 의한 피해가 포함됐다. 피해자 본인과 그 가족, 용의자와 그 가족, 피고인과 소년범 등이 언론보도나 과열취재에 의해 피해를 보았을 경우 ‘적극적인 구제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였다.이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제기해온 일본신문협회(신문 통신 방송사 153개사 가입)는 11일 장문의 의견서를 통해 “언론에 의한 인권침해를 차별이나 학대 등과 같은 차원에서 다룸으로써 강제조사나 권고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극히 유감스러운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신문협회는 “강제조사권을 가진 인권구제기관이 취재단계에서부터 관여하게 된다면 행정명령에 의한 기사게재 중지와 같은 효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승복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신문협회는 “보도에 관한 문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어디까지나 언론 자신이 자주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프라이버시 보호를 명목으로 언론자유의 일부를 제한하려는 것은 일부 주간지 등이 범인은 물론이고 피해자 본인이나 가족의 사생활까지 무차별적으로 보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문협회는 “일부 매체의 ‘탈선’을 구실 삼아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할 수도 있는 ‘악법’을 만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신문협회는 지난해 ‘신문윤리강령’을 고쳐 ‘인권존중’과 ‘사생활 보호’를 강조했으며 회원사들도 자체적으로 보도에 의한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의회는 공청회를 거쳐 올 여름 최종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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