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형근의 음악뒤집기]'핌프록 열풍'은 식지 않는다

입력 2001-01-09 09:07수정 2009-09-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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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가요계 최고의 이슈는 '사라지지 않는 신화' 서태지의 복귀였다.

비록 같은 시기에 발매되었던 조성모에게 음반 판매 순위를 물려주었지만 서태지는 하드코어 혹은 핌프 록이라는 낯선 장르를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조성모는 각종 미디어에 얼굴을 내밀고 자신의 앨범을 홍보했지만 서태지는 매체를 움직였고 트렌드를 주도했다. 실례로 서태지가 음악적 영향을 받았음을 피력한 '림프 비즈킷'의 앨범은 부진했던 지난 두 장의 앨범의 상업적인 성과를 넘어서는 판매고를 기록했고, 언론은 핌프 록이라는 장르를 새롭게 조명했다.

서태지라는 가수를 통해 국내에서 소개되었지만 핌프 록은 '림프 비즈킷', '레이지 에겐스트 더 머신' 등의 밴드들에 의해 인기를 끌고 있는 록음악의 세계적인 한 조류이다.

80년 헤비메탈에서 물려받은, 강한 기타 연주와 합쳐진 직선적인 래핑은 그 메시지 면에서 극단적이고 반사회적이다. 특히 얼마 전 백인 래퍼 에미넴과 공연을 함께 가졌던 림프 비즈킷은 스스로를 미국에서 가장 반사회적인 밴드임을 자처했고, 내한했던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은 미국에서 강한 좌파성향의 정치의식을 음악에 담아 내고 있다.

또 '림프 비즈킷'과 함께 핌프 록의 또 다른 대명사로 불리는 '콘'(사진)은 변태적인 성욕과 섹스에 관한 저질스런 대화와 욕설을 일삼는다. 특히 밴드의 보컬리스트 조나던 데이비스는 '오 내 여자 친구가 날 떠났어' 따위의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다. 핌프 록 밴드들은 주류의 음악과 선을 긋는 강한 비판의식을 낮게 튜닝된 베이스라인과 스크래치 위주의 디제이 플레이를 통해 새로운 록 사운드의 돌출구를 만들어낸 것이다.

핌프록의 음악적인 강렬함은 공연장으로 옮겨져 객석에서 서로의 부딪히는 '슬램'(slam) 과 무대에 관객이 올라가 객석으로 '다이빙'(서핑)하는 광경도 연출하고 있다. 패션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 집에서 막 뛰쳐나온 듯한 스타일의 비닐 체육복과 원색 칼라로 염색한 헤어스타일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이런 음악적인 동향은 94년 '콘'의 데뷔 앨범 'Korn'이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국내에 소개되어 홍익대 일원 클럽에서 활동하는 하드코어 밴드 '피아', '해머', '코어매거진'이 참여한 컴필레이션 앨범 '하드코어1, 2집'을 발표하게 했으며, 서태지의 화려한 복귀 무대를 함께 했던 '닥터 코어 911'이나 비트와 리듬을 강조한 '힙 포켓' 같은 언더그라운드 스타를 탄생시키도 했다.

이런 밴드들의 활동은 록의 본 고장 미국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데는 실패했지만 실험적인 음악 시도와 직선적인 메시지 전달을 2001년에도 계속할 것이다.

<하드코어 성향의 밴드 홈페이지>

콘: http://www.korn.com/info/index.shtml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 http://www.ratm.com/entry.html

림프비즈킷: http://www.limpbizkit.com/index.htm

슬립낫: http://www.slipknot1.com/

콜챔버: http://coalchamber.com/

류형근 <동아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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