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태양열을 전기로 쓰네" 환경연합 社屋리노베이션 화제

  • 입력 2000년 12월 21일 18시 45분


<<태양열과 빗물 등 자연 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한 환경친화적 건물이 다음달 중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사무총장 최열)은 사옥으로 사용 중인 서울 종로구 누하동의 ‘한국환경센터’를 에너지 자립형 사무실로 개보수(리노베이션)하고 있다. 지은 지 25년된 3층 건물인데다 환경운동의 ‘모범’을 보여줄 ‘구체적 사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건물이 준공되면 시범주택이 아닌 실제 사람이 생활하는 국내 첫 에너지 자립형 건물로 기록된다. 환경교육차원에서 시도한 건물이기 때문에 공사비는 4억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나 일반 주택에서도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가득 담겨있다는 게 환경운동연합측 설명.

95년부터 시작된 건립기금 모금에는 1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했고 현재도 건물 1층에 꾸밀 생태교육관 조성기금을 모으고 있다. 문의 733―7018, 후원 ARS 700―0117.>>

▽태양열집열판으로 컴퓨터 돌린다〓건물 지붕에 50㎝×90㎝짜리 집열판 300개를 남향으로 설치해 하루 15㎾의 전력을 생산한다. 일반 가정에서 하루 평균 전력사용량이 1㎾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적잖은 양이다. 또 집열판 한 개면 가정용 컴퓨터 한 대를 돌릴 수 있다. 집열판 단가는 50만원이고 설치비용은 총 1억3000만원 정도.

환경운동연합 김달수 홍보팀장은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전력이 10㎾ 정도 되므로 낮에는 전력 완전자립이 가능하지만 축전지를 통한 전력 보관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야간에는 일반 전기를 쓴다”면서 “독일 등 선진국은 남는 태양전기를 국가에서 구입하는데 우리는 남는 전기를 역류시켜도 보상이 제도화되어있지 않아 문제”라고 말했다.

▽빗물을 재활용한다〓지붕 바로 밑에 흘러내리는 빗물 저장용 물탱크를 설치했다. 정수용 필터를 거쳐 정화된 빗물이므로 화장실 허드렛물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땅바닥에 떨어지는 빗물도 하수구로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땅속으로 스며들게 한 후 건물 뒤편에 설치할 재래식 우물 또는 건물 앞쪽 정원에 조성할 연못에 모여들게 하고 있다. 재래식 우물은 자체 정화기능을 갖추도록 하고 1㎾ 용량의 풍력발전 바람개비를 설치, 물을 끌어올리는 펌프역할을 하도록 한다.

빗물이 스며든 정원에는 자연히 습지가 형성돼 초본류등 각종 식물을 가꿀수 있게 된다.

최재숙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집중호우가 많기 때문에 빗물을 효과적으로 재활용하는데 제약이 많다”며 “재래식 우물은 빗물을 보관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수자원 활용에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이중유리창으로 온실 효과 노린다〓건물 남향 전면부에 두께 8㎜짜리 유리창을 이중으로 덮었다. 태양빛을 최대한 흡수, 건물 전체를 데우는 온실 효과를 노린 것.

또 따뜻해진 공기를 순환시키기 위해 천장에 송풍구를 만들고 계단도 건물 뒤편에 배치했다.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으므로 온실 위쪽의 경사를 따라 천장 송풍구를 지나 3층 계단에서 밑으로 내려가도록 한 것.

계단 위에는 공기 흐름을 촉진시키기 위한 대형 팬을 설치했다. 여기에 건물 안에 2m 넓이의 녹지를 조성하고 화초를 심고 테이블을 배치, 실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활용토록 했다.

이런 ‘온실난방시스템’은 유럽 일반 주택에도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겨울철이라도 낮에는 추가 난방이 필요없을 정도로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물 설계자인 조건영씨는 “설치비가 난방을 위한 연료비보다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전체적으로는 이득이므로 정부의 지원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환경친화적 설비를 설치한다〓화장실에 놓이는 변기(제조원 동원세라믹㈜)의 물탱크용량을 일반사무실에 설치하는 보통 변기의 60% 정도로 줄였다. 또 화장실은 재래식 화장실과 비슷한 구조로 꾸미되 톱밥과 효소를 사용, 악취가 거의 나지 않도록 했다. 발효된 분뇨는 정원 퇴비로 사용할 계획.

각 층 천장에는 항균 및 제습 기능이 높은 숯을 넣었고 페인트도 유기용제를 사용하지 않은 무공해 수성페인트를 사용했다(제조원 알비페인트). 이 페인트는 일반 페인트보다 가격은 3배 정도 비싸지만 칠을 한 후 이틀만에 역한 냄새가 사라지므로 한 달 이상 페인트 냄새에 시달려야 하는 고통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형광등에는 절전형 안정기(제조원 제일조명)를 설치해 30%가량 전력소비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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