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노벨경제학상 숄즈박사 "헤지펀드 다 나쁘지 않아"

  • 입력 2000년 11월 10일 18시 34분


“헤지펀드는 주어진 투자위험(리스크)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게 주목적입니다. 고객들도 리스크를 수용하는 대신 더 나은 수익률을 바라기 때문에 헤지펀드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런 숄즈박사(59·사진)는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헤지펀드의 역할과 성장’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헤지펀드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숄즈박사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초청으로 방한했다.

―일반인들은 헤지펀드에 대해 나쁜 인식을 갖고 있는데….

“모든 헤지펀드가 나쁜 것은 아니다. 투기성격이 강한 기회주의적(opportunistic) 헤지펀드도 일부 있지만 상대 가치(relative value)에 따라 투자하는 헤지펀드가 더 많다. 예를 들어 자산가치가 모두 떨어졌을 때 전통적 금융기관은 이를 매수하지 않는다. 이때 헤지펀드가 매수에 나서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전락한 게 헤지펀드 탓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국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일부 헤지펀드가 이용했을 뿐이다. 헤지펀드가 한국의 IMF체제 편입에 근본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다.”

―현재 한국 경제에 대한 견해는….

“한국은 구조조정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 침대 밑에 뭔가 위험한 것을 숨겨놓고 그 위에서 편하게 잠잘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미국도 20, 30년대에 금융기관과 기업의 상당수가 망한 뒤 철저한 구조조정을 한 결과 다시 번영할 수 있었다.”

숄즈박사는 고(故) 피셔 블랙교수와 함께 ‘옵션가격결정모형’을 발표해 97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현재 헤지펀드인 오크힐플래티넘파트너스 사장이며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이기도 하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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