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생부터 ‘AI 기반’ 기업 늘어나… 韓, 혁신 잠재력 큰 시장”

  • 동아일보

[동아경제 人터뷰]
주히 매클렐런드 IBM컨설팅 아태지역 사장
AI 태생 항공사, 2년만에 첫 취항… 기술력으로 단기간 매출 일으켜
“韓, AI도입-조직변화 병행해야”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IBM 사무실에서 만난 주히 매클렐런드 IBM컨설팅 아태지역(APAC) 사장이 기업 생존에 있어 인공지능(AI) 도입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IBM 제공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IBM 사무실에서 만난 주히 매클렐런드 IBM컨설팅 아태지역(APAC) 사장이 기업 생존에 있어 인공지능(AI) 도입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IBM 제공
“갈수록 ‘인공지능 네이티브 기업(AI native company)’의 수가 늘어날 겁니다. 기존 기업들이 긴장해야 하는 시점이죠.”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IBM 사무실에서 만난 주히 매클렐런드 IBM컨설팅 아태지역(APAC) 사장은 오픈AI의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 등장 이후 빠르게 바뀌는 기업 환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AI 네이티브 기업이란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처럼 창업할 때부터 AI 기술에 기반해 탄생한 기업이다. 그는 “AI 네이티브 기업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기업으로 단시간에 창업하고 매출을 일으킨다”며 “기존 기업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IBM컨설팅은 기업들이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지원한다. 현재 고객의 약 90%가 대기업이지만 규모가 작은 AI 태생 기업들의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 대표적인 고객사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항공이다. 매클렐런드 사장이 “자랑스러운 사례”라고 꼽은 리야드 항공은 창업 준비 2년 만인 지난해 10월 첫 취항에 나섰다. 승무원 등 인력 운용부터 항공기 배치, 고객 서비스 등 모든 과정에 AI를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IBM컨설팅은 AI 기반의 작업 과정(워크플로)을 구축하는 등의 역할을 맡았다.

매클렐런드 사장은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품질이 굉장히 높아질 수 있다. 공항 주변의 교통 상황을 AI로 분석해 고객이 늦을 가능성을 예측하고 패스트트랙을 미리 마련하는 등의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다”며 “IBM컨설팅은 이런 가능성을 제시하고 기술적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AI 태생 기업이 등장하면서 기존 레거시 기업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IBM컨설팅에 따르면 AI에 투자되는 전 세계 예산의 64%가 기업의 AI 전환(AX)에 집중되고 있다. 매클렐런드 사장은 “대기업은 규모가 큰 만큼 AI로 업무 과정을 최적화하면 더 큰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도 기존에는 많은 비용과 의사결정이 필요했지만 AI가 도입되면서 훨씬 수월해졌다”고 했다. 사업 확장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IBM은 매클렐런드 사장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증명한 기업이기도 하다. 매클렐런드 사장은 “올해 114년이 된 IBM의 업무 프로세스는 400가지가 넘는다”며 “이 중 70개를 선별해 우선적으로 AI 기반의 워크플로를 도입해 완전히 개편했다”고 했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35억 달러(약 5조1300억 원)의 비용이 절감됐고, 올해 45억 달러(약 6조6000억 원)가 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해 “혁신과 스케일을 모두 갖춘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AI를 도입한다는 것은 (의사결정 과정을 최적화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이기 때문에 위계질서를 중요시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문화가 이를 방해할 수 있다”며 “기술 도입과 더불어 조직 문화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네이티브 기업#IBM컨설팅#디지털 네이티브#AI 전환#AI 워크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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