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뉴리더]첫 여성펀드매니저 대한투신운용 김정숙씨

  • 입력 2000년 10월 24일 18시 33분


금융권 최초의 여성펀드매니저인 대한투자신탁운용 김정숙씨(29)는 ‘인베스트 우먼파워 공사채펀드’의 운용을 맡았다. 94년 대한투신 입사 이후 줄곧 준비해온 펀드매니저의 길에 마침내 올라서게 된 것.

김씨는 “여성 입장에서 펀드를 직접 만들었다”며 첫 펀드에 품은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주로 가입하는 고객은 여성, 이들에게 도움이 될 요소를 파악해 반영했다. 판매보수의 5%를 여성우대기금으로 적립하고 일정액 이상을 맡기면 3대 여성암보험에 자동으로 가입시켜준다.

그는 “수익률에 집착하기보다는 안정운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3년만기 국고채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데 목표를 두겠다는 것. 김씨는 “수익률이 높을수록 잠재위험도 크다는 점을 고객들이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남자들도 힘들다는 법인영업부에서 일한 투신업계 첫 ‘여성영업맨’이었다. 97년 사내공모에서 영업직을 자원했다. 정보통신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 근로복지공단 등을 쫓아다니며 돈을 유치했다. 대한투신은 김씨의 열성적 태도를 보고 ‘아마조네스(여성전사) 김’이라는 애칭을 붙여주기도 했다.

미혼인 김씨는 “펀드매니저가 되려면 준비기간이 길기 때문에 여성들이 없는 것 같다”며 “여자매니저로 평가받기 보다는 실력으로 대접받겠다”고 강조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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