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재활용센터 다시 활기

  • 입력 2000년 10월 24일 02시 13분


주부 김상숙씨(38·인천 연수구 연수동)는 요즘 걱정거리 하나를 덜었다. 가정형편상 아이들 공부방에 사용할 새 의자를 사기 어려웠으나 연수구 연수동 재활용센터에서 싼 가격에 접이식 의자를 구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주가는 폭락하고 기름값은 오르고 서민경제가 말이 아니다”며 "재활용센터에서 중고물품을 싼 값에 구입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경제가 심상치 않아서인지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눈길을 돌리지 않는 서민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재작년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때 인기를 누렸던 재활용센터가 요즘 다시 알뜰매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재활용센터는 각 가정이나 업소에서 가져온 중고품들을 기술자들이 깨끗이 수리한 뒤 매장에 내놓고 판매하는 곳. 학교 구청 등 관공서에서 교체시기가 된 집기들도 이 곳에 모인다. 환경부가 허가한 비영리 공익법인인 '한국 생활자원 재활용협회’에 소속된 각 지회들이 구청과 연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믿을 만하다.

인천 부천지역에서 문을 열고 있는 곳은 각 구 군별로 1∼2곳씩 총 14곳. 진열된 제품들은 모델이나 크기, 상태에 따라 가격차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중가보다 30% 이상 싸고 쓸 만한 물품이 많다.

부평 재활용센터의 경우 TV 3만5000∼25만원, 냉장고 5만∼30만원, 세탁기 10만∼25만원, 키보드 마우스를 포함함 펜티엄급 컴퓨터세트 25만원대 등이다. 업소용 냉장고, 싱크대, 오븐류도 구비돼 있다.

가구류의 경우 10자 짜리 장농이 20만∼30만원, 소파는 개당 5000원에서 세트일 경우 25만원짜리까지 나와 있다. 냉난방기기의 경우 겨울에 오히려 인기높은 에어컨이 10만원대이고 온풍기나 가스히터류도 10만원 안팎에서 구할 수 있다. 이 밖에 비디오, 전화기, 정수기 등도 인기품목이다.

다른 센터들도 대체로 비슷한 품목과 가격대에서 물품들을 전시 판매한다. 또 각 센터들은 서로 연계돼 있어 고객이 원하는 물건이 자기 매장에 없을 경우 다른 센터를 통해 구해주기도 한다.

구입한 물건은 6개월간 무료 수리해주며 그 후에도 제품 수명이 다할 때까지 부속품 값만 받고 손봐준다. 원하는 물건이 당장 없더라도 예약하면 나중에라도 구해준다. 각 센터별로 인접지역은 무료 배달해준다.

물건을 처분하고 싶을 때도 이 곳을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들이 사용하다가 버리고 싶은 폐가전품, 폐가구, 기타 재활용 가능한 대형 폐기물이 있을 경우 전화만 걸면 현장까지 출동해 무료 수거해간다. 값을 받고 팔고 싶은 중고 물건을 위탁 판매할 수도 있다. 판매가격의 10∼15%를 수수료로 내면 된다.

<인천〓박정규기자> 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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