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한국종금 최종 부도

  • 입력 2000년 8월 31일 18시 48분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종금업계가 한국종금의 최종부도와 중앙종금의 증자 무산으로 또 한차례 타격을 받게 됐다.

이로써 현재 정상적인 업무를 하는 종금사는 5개밖에 남지 않게 됐으며 종금사의 잇따른 부실은 공적자금을 추가 조성해야 하는 정부로서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5월 이후 유동성위기를 겪어온 한국종금이 최종 부도처리돼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3개월간 영업정지를 받았다. 한국종금은 30일 돌아온 141억9000만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부도를 낸 데 이어 31일에도 결제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금감위는 4일 경영평가위원회에서 한국종금의 정상화방안을 평가할 계획이지만 현재 대주주(22.6%)인 하나은행 등 주주들이 정상화에 필요한 2000억원 규모의 증자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부실금융기관 지정 뒤 완전감자에 이은 공적자금 투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국종금은 대우사태로 타격을 받은 데다 종금업계 불신으로 인해5월 이후 지속적인 예금인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대주주인 하나은행이 경영관리단을 파견했지만 ‘꺼진 불씨’를 다시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한편 중앙종금은 당초 8월 31일까지 500억원의 증자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31일 공시를 통해 예정된 증자를 9월31일로 늦춘다고 밝혔다.

금감위와 종금업계는 중앙종금이 7월 500억원 증자계획을 발표하면서 메디슨이 2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가 무산됐고 또 해외 금융지주회사인 암코가 대신 증자한다고 밝히는 등 여러 차례 말을 바꾼 바 있어 향후 증자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앙종금이 수정한 경영정상화 계획을 4일 경영평가위원회에서 평가하겠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럴 경우 중앙종금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뒤 감자를 통해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종금사가 흔들리면서 종금업계의 신인도는 더욱 떨어져 자금이탈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정상영업중인 동양 리젠트 한불 금호 울산종금 등 5개사도 대주주 증자와 외자유치, 은행 및 증권사 합병 등을 통해 영업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것이 향후 핵심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