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주남 저수지 철새도래지 환경 크게 악화

  • 입력 2000년 5월 18일 01시 35분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경남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가 최근 축산폐수 유입과 주변 나무 훼손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17일 창원시에 따르면 올들어 주남저수지에 다량의 축산폐수가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한데다 저수지 주변의 나무가 훼손되는 등 철새도래지 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최근 동읍 월잠리 동월마을 앞 소나무숲의 경우 수령 40년 이상 된 30여그루의 밑동 껍질을 누군가 직경 3∼4㎝로 잘라내 정상 생육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또 12일에는 배모씨(40)등 주민 2명이 중장비를 동원해 저수지내 2000여평을 매립해 논으로 만들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한편 이 저수지를 관리하는 농업기반공사 창원지부는 저수율이 크게 떨어졌다며 저수지내 2000여평의 갈대숲을 준설할 계획이어서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마산창원환경연합 관계자는 “주남저수지와 관련된 기관이 농업기반공사와 낙동강환경관리청, 창원시 등 여러 곳이어서 효율적인 관리가 어렵다”며 “특히 철새들이 날아와 영농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 대한 대책이 수립되지 않아 훼손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20만평에 달하는 주남저수지는 80년대 후반까지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와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각광받았으나 인근에 아파트가 건립되고 환경이 훼손되면서 90년대 중반 이후 철새수가 크게 줄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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