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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4월 24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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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도무지 흠잡을 데 없을 것 같은 타자들이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니 다들 ‘아킬레스건’이 하나씩 있다.
올해 처음 한국프로야구에서 뛰게된 ‘새내기’ 외국인 선수들.초반부터 홈런이다,안타다 해서 드센 용병바람 을 일으켰지만 각팀이 서서히 약점을 간파하면서부터 방망이가 시들해지고 있다.
개막후 4경기에서 7홈런의 가공할 파괴력을 자랑했던 현대 퀸란은 21일 인천 SK전에서 8호 아치를 그릴 때까지 9경기동안 홈런이 없었고 초반 4할5푼대의 정교한 방망이를 휘두르던 삼성의 프랑코는 0.373까지 타율이 떨어졌다.각 구단이 파악한 용병들의 약점을 알아봤다.
▽메이저리그 타격왕 프랑코=몸쪽 빠른 직구가 ‘특효약’ 이다. 방망이를 투수쪽으로 일직선인 수평타법 의 특이한 타격자세를 갖고 있다.배트가 뒤에서 돌아나오기 때문에 변화구엔 강할지 몰라도 인코너 빠른 직구엔 약하다.91년 메이저리그 타격왕 당시 빠른 배트 스피드로 몸쪽 공을 커버했지만 이제 한국나이로 마흔.나이를 먹으면 직구적응력이 약해진다.그와 같은 타격폼은 더욱 그렇다.
▽홈런선두 퀸란=변화구를 던져라.특히 가운데에서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가 좋다.허구연본지해설위원은 “미국 마이너리그때 변화구를 못쳐 삼진왕이었다”고 말한다.23일 현재 홈런 9개로 1위지만 삼진도 무려 21개로 이부문 1위.그가 변화구마저 잘 친다면 메이저리그에 있지 왜 한국에 있겠는가? 하지만 하이볼은 금물.직구든 변화구든 높은 공은 제대로 걸리면 간다.
▽메이저리그 10년경력의 윌리암스(현대)=참을성이 없다.스트라이크존 근처로 유인구를 살짝 살짝 던지면 여지없이 방망이가 나간다.전형적인 메이저리그 스타일이다.한물 가긴 했지만 퀸란보다 한수위의 타자.스프링캠프에서도 퀸란의 타격코치 노릇을 했을 정도.파워와 정교함이 수준급이지만 그의 급한 성질을 잘만 이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듯.
▽대만 타격·홈런왕 우드(롯데)=시범경기때부터 약점이 노출됐다.테이크백 동작때 방망이를 잡은 손이 한박자 뒤로 갔다가 타격을 하는 ‘히치(Hitch)현상’이 있다. 많은 타격코치들이 선수들을 가르칠 때 하지 말라고 하는 잘못된 습관.몸쪽으로 빠른 공과 변화구를 섞어 던지면 무난히 처리가능.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