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음식쓰레기 '발효흙'으로 말끔히" 희망가구에 보급

  • 입력 2000년 4월 19일 20시 22분


서울시는 19일 아파트와 달리 음식물의 분리수거가 힘든 단독주택에 대해 소량의 남은 음식물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발효 흙을 보급하기로 했다.

시는 먼저 2억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이달 말까지 25개 자치구별로 1000개씩 모두 2만5000개 장소에 대해 1개 장소에 1년 사용분 40ℓ씩을 나눠준 뒤 사용실태를 분석,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발효 흙을 이용하려는 가정은 거주지역 구청 청소행정과(재활용과)나 서울시 폐기물관리과(02-3707-9553)로 신청하면 된다.

시에 따르면 발효 흙은 쌀겨와 깻묵 황토 등의 성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남은 음식물을 흙 속에 묻어두면 음식물이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 5∼7일 후 삭아 없어지고 부산물은 퇴비로 남게 된다. 또 악취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양이 크게 늘지 않는데다 숙성이 잘 되면 양질의 퇴비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독주택의 경우 음식물 분리수거를 하려고 해도 인력과 장비가 너무 많이 들어 곤란을 겪고 있다”면서 “이번 발효 흙 보급사업이 정착된다면 연간 3억4000만원의 쓰레기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방법〓가정의 화단이나 정원에 사방 1m, 깊이 40㎝ 정도의 구덩이를 파고 돌을 골라낸 다음 발효 흙 40ℓ를 흙과 골고루 섞는다. 섞인 상태는 쥐면 뭉쳐지고 건드리면 부서지는 정도의 습기를 유지하도록 해야 하며 양지에 설치하는 게 좋다. 남은 음식물을 흙 속에 묻을 때는 수분을 최대한 제거한 뒤 흙을 절반 정도(20㎝) 파고 넣는다. 그리고 발효 흙과 골고루 섞은 후 덮어주면 된다.

화단이나 정원이 없으면 스티로폼 용기를 이용해 설치할 수 있다. 용기에는 뚜껑을 마련하고 수분 조절을 위해 약간 열어 준 뒤 용기 하단에 공기 소통과 습기 조절을 위해 조그만 구멍을 뚫고 사용하면 된다. ▽주의할 점〓채소와 과일 껍질 등 생쓰레기는 익히거나 잘게 썰어 묻고 단단한 뼈와 과일 씨, 조개껍데기 등은 쓰레기 봉투에 버린다. 수분이 부족하면 발효가 잘 되지 않으므로 물을 뿌려주고, 비가 많이 올 때는 비닐로 막아준다. 겨울철에는 보온이 될 수 있게 덮개를 씌워주는 게 좋다.

<김경달기자> 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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