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컨트롤측에 따르면 평상시 전체 민항기 연착 중 군사통제에 의한 연착률은 0.5%. 그러나 작년 코소보 전쟁 때는 4.4%에 이르렀다고 한다. 당시에는 구(舊)유고, 이탈리아, 알바니아, 헝가리, 불가리아 영공의 상당부분에 대한 민항기 운항이 금지되어 관제소들은 하루 약 8000대의 민항기 항로를 재조정해주어야 했다. 유럽의 관제소는 모두 68개로 그 수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인 모양이다. 관제소가 20개뿐인 미국에 비하면 그만큼 통제가 심해 비행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도 요즈음 하루 김포공항을 오가는 민항기 수는 약 620대나 된다. 내년에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되면 더 많은 민항기가 몰려 올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 통제지역은 휴전선 부근 일부에 있을 뿐 민항기 항로상에는 군의 별다른 통제가 없다는 것이 당국의 얘기다. 그러나 외신에 따르면 우리의 경우 지난 5년 동안 항공기간 근접 비행으로 49차례나 충돌 경보가 울렸으며 그 중 주한 미군기와 민항기의 근접 비행이 3분의 2이상 차지했다.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되면 ‘하늘의 교통정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마침 북한이 국제민항에 항로를 개방한 것도 이달로 2년이 됐다. 개방당시에는 하루 40대 정도의 외국 민항기가 북한 영공을 통과할 것으로 보고 그 통과료만 하더라도 연간 200만달러에서 많게는 600만달러는 될 것이라는 계산을 했다. 그러나 북한영공을 통과하는 민항기는 하루 겨우 5, 6대에 불과하다고 한다. 북한 항로가 국제 항공사들의 매력을 크게 끌지 못하는 모양이다. 북한의 하늘은 여전히 한가롭다.
<남찬순논설위원> chans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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