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이래서 강하다]신명나는 직장

  • 입력 2000년 1월 11일 19시 52분


"이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나는 더욱 나은 사람이 됐다. 그리고 세상을 좋게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

"휴가 중에 회사 사람들이 너무 보고싶었다."

"나는 결코 회사를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 중 1위인 컨테이너 스토어 직원들의 말이다.

포천의 의뢰를 받아 각 기업 직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연구소(The Great Place to Work Institute)에 컨테이너 스토어 직원들이 이런 응답을 익명으로 보냈다.

사무용이나 가정용 가구를 만들어 파는 이 회사 직원들은 회사에 대해 이렇게 뜨거운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회사로부터 인간다운 대접을 받고 자신도 고객들을 인간답게 대우하면서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데 동참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이 회사에는 '친애하는 컨테이너 스토어'로 시작되는 고객들의 감사편지가 쇄도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이 회사에서 수송센터를 운영했던 중견간부 데런 페이건은 요즘 댈러스의 한 지점에서 물건을 실어나르는 일을 하고 있다. 강등돼서가 아니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고객들과 접촉하기 위해 일부러 간부직에서 내려왔다. 뭔가 다른 회사임에 틀림없다.

이 회사를 창업한 키프 틴덜과 개럿 분의 경영철학은 "내가 대접받고자 하는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것. 그래서 종업원들을 같은 주인으로 대우한다.

그 결과 종업원들은 마치 자신이 주인인 것처럼 회사를 아끼고 보살핀다. 이 회사는 특히 회사의 모든 재정상태에 대한 정보를 직원들에게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불과 1271명의 직원으로 2억1400만 달러의 연간 매출액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처럼 뛰어난 경영기법을 가진 기업들이 미국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새로운 성공적 경영사례가 나오면 다른 회사로 확산된다. 최근에는 컨테이너 스토어처럼 종업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기업들이 벤치 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1996년 미국 상무부가 최우량기업에 주는 맬콤 밸드리지 국립품질상과 1995년 미시간 품질대상을 수상한 대너 커머셜 크레디트는 '바로 그것을 하라(Just Do It)'는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것은 '당신의 책상 주위 25제곱피트 내에서는 당신이 매니저'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이 범위 안에서 당신보다 문제점을 잘 아는 사람은 없으므로 당신이 개선 아이디어를 내라는 뜻이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1997년에 5790개의 개선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직원 1명당 10개꼴이다. 그 중 78%가 실천에 옮겨졌다. 모든 아이디어는 회사전체가 열람할 수 있도록 로터스 노츠 소프트웨어를 통해 공개된다.

이 회사가 일방적으로 직원들에게만 아이디어를 내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직원들에게 귀를 기울인다.

스탠더드 앤드 어소시에이트라는 컨설팅 회사는 해마다 대너 커머셜 크레디트로부터 설문조사를 의뢰받아 직원들의 일에 대한 만족도와 생활의 형편 등을 조사한다. 조사결과는 5년간 데이터베이스에 구축된 다른 회사 직원 20만명의 답변과 비교된다.

혹시 회사에 부족한 점이 있으면 바로 시정되기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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