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코리아/마이클 브린]한국사람, 한국만큼 행복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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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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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내부적으로는 아직 선진국가로서의 위치에 대한 불신이 있는 반면 국제적으로는 주요 20개국(G20)에 속하는 경제로 인정받은 성공한 국민이다. 그들은 과연 행복한가? 영국 사회심리학자가 개발한 삶의 지수에 대한 만족 정도에 따르면 그렇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 조사 대상 178개국 중 102위를 기록했다. 인생에 대한 만족과 기대치를 측정하는 행복지수뿐 아니라 지구환경 조성을 위한 녹색 실천 측정 결과도 다르지 않다. 여기에서 한국은 68번째를 차지했다.

우리는 이미 다른 종류의 국가별 비교에 충분히 시달렸고, 더 많은 평가나 조사는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불평할 수 있다. 국가 이미지 차원에서 볼 때 한국은 G20 국가이고 국가 브랜드 리스트에서도 순위가 점점 올라간다, 반도체 선박 철강에다 중국이 추월하고 있긴 하지만 자동차산업을 세계적으로 선도한다, 삼성은 세계적인 대기업이다….

자자, 숨을 들이쉬고 진정하자.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라면 왜 한 국가의 성공을 그 기준으로 정하지 않을까? 선진국이 그들의 성과를 국내총생산(GDP)이라는 항목으로 평가하고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기 때문은 아닐까? 이유는 뭘까? 정치적 리더십은 남자 중심의 세계이고 GDP가 행복보다는 더 남자다운 주제이기 때문일까? 작업모를 쓰고 지휘하는 모습은 쉬울지 몰라도 만일 국가적 관심이 행복에 있다면 대통령비서관 한 명을 ‘따뜻한 포옹’ 담당관으로 정해야 할지 모르는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일까?

국가순위 올라도 행복지수 낮아

아니다. 지도자는 국민에 대해 잘 모른다. 그들은 선거에만 중점을 둔다. 지도자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한국을 세계에서 더욱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면 국민이 행복해지고 자신에게 투표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그들이 잘못 생각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들은 여론조사를 하고 정치학자로부터 전문적인 조언을 구하지만 정당은 언제나 잘못 생각한다.

또 다른 점을 생각해 보자. 지도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더 훌륭한 국가 목표를 세우고 마치 양 떼를 우리 속으로 몰 듯 국민의 사고를 자신의 뜻대로 만든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국민은 지도자에게 명분과 목적, 그들 삶의 만족을 준다. 현대사에서 한국은 지도자가 자신뿐만 아니라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행운이었다. 그러나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국가를 위해 국민이 존재한다는 생각 때문에 국가의 발전이 저해되는 시대가 있었다.

국가별 행복평가와 관련해 한국의 순위가 높게 나오지 않는 다른 이유는 행복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어서다. 한국에는 집단주의적 정체성이 개인의 이기심에서 생기는 혼돈에 대한 고결한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인간은 집단이 아니라 개인이 먼저다. 개인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민족주의나 어떠한 형태의 집단 사고는 화합을 만들어 낼 수는 있지만 행복을 만들 수는 없다. 행복한 나라는 개개인의 행복으로 채워진 나라이지 다른 이들의 지시에 따라 살면서 자신의 행복을 희생하는 나라가 아니다.

또 다른 잘못된 점은 돈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생각이다. 이는 많은 조사결과에서 사실임이 드러나고 있다. 만약 당신이 한 달에 100만 원으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애를 쓴다면 월급이 500만 원으로 인상되는 것이 매우 기쁜 일이다. 그러나 일정한 시점이 지나면 부유함이 반드시 행복을 만들지는 않는다. 돈을 많이 번다고 꼭 행복한 건 아니다.

잘사는 나라의 국민이 못사는 나라의 국민보다 다소 더 행복할 수는 있지만, 한 나라가 더 부유해진다고 해서 국민 대다수가 점점 더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행복에 있어서 물질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짧아서다. 당신의 연봉이 인상될 때, 물질에 대한 당신의 열망은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행복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를 찾아낼 것이다. 말 그대로 사람들이 자신의 경제력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집단의 성취에 매달리진 않는지

자신의 행복은 국가가 주지 않고 각자가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직업이나 정부가 만들어준 일자리가 아니다. 물론 행복을 만드는 일이 정부의 역할은 아니더라도 행복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은 정부가 제공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정책 입안자는 행복의 정도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데만 신경 써서는 안 된다. 우리의 행복은 우리만의 것이다. 지난해 행복도 조사에서 한국의 순위가 올라갔다고 정부가 발표해도 우리는 더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 이는 정부가 국민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걸 보여줄 뿐이다.

마이클 브린 인사이트커뮤니케이션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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