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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31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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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대통령이 ‘담배는 마약’이라고 선언했다. 한달여전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도 ‘흡연이 살인’이라고 규정, 4년 후부터 담배제조와 판매에 가혹한 규제에 들어가기로 했다. 말버러 담배를 꼬나물고 말잔등에 올라타 흡연을 부추기던 광고같은 것은 이제 꿈같은 옛날얘기다. 필립모리스 등은 열달전부터 바로 그 말버러 모델을 앞세워 금연 광고를 하는데 돈을 쏟고 있다. ‘이봐, 나 폐종양으로 폐 한쪽을 떼냈어.’ 그렇게 말하는 모델은 실제로 폐수술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흡연피해 소송이 시작되었다. 지난해 10월 국가와 담배인삼공사를 상대로 한 폐암환자가, 이어 후두암 환자 등 6명과 가족들이 소장을 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와 민변소속 변호사 20명이 소송을 뒷받침하고 있다. ‘20여종의 발암물질과 4000여종의 독성 물질’을 담고 있는 담배를 판 데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남성 흡연율과 청소년 흡연율에서 세계 톱을 자랑하는 이 나라, 송사는 어떻게 결판날까.
▽그래도 소송 전에 스스로 담배를 끊는 게 ‘부전승(不戰勝)’이다. 소송이라야 이미 내 건강 잃고 고작 국가에 돈 내놓으라는 것이니까. 흡연이야말로 나와 남 그리고 사회에도 해롭기만 한 백해무익(百害無益) 그 자체다. 금연 성공을 위한 몇가지 충고가 나와 있다. ‘과식 음주를 하면 담배가 생각나게 마련이니 당분간 삼가야 한다. 분노와 적대감도 담배를 부추긴다. 과로와 수면부족도 금연의지를 꺾을 수 있다.’ 새 천년을 맑은 가슴, 개운한 입맛으로 열어가자는 상쾌한 금연 결심. 올해야말로 작심삼일(作心三日)일 수 없다.
〈김충식 논설위원〉searsskim@d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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