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궁금해요]오페라 대사 삽입, 18세기 獨-佛서 첫선

  • 입력 1999년 8월 4일 19시 41분


◆문

오페라 ‘카르멘’을 보러 갔는데 가수가 노래를 하다가 중간에 연극처럼 대사를 읊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오페라에서는 대화도 모두 노래로 부르는 줄 알았거든요.대사를 사용하는 오페라가 많이 있는지, 또 노래로만 극을 이어가는 오페라와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고 싶어요.

〈정성민·서울 중구 신당동〉

◆답

원래 오페라는 이탈리아에서 비롯된 장르죠.정통 이탈리아 오페라는 작품 전체를 음악만으로 이어갑니다. 사소한 대화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페라를 처음 본 사람이라면 장면과 장면을 연결하는 대화나 독백이 모두 노래로 진행되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겠죠. 이런 부분을 ‘레치타티보’라고 부릅니다. 짧은 대화나 독백을 표현하는 낭독풍(風)의 노래를 뜻합니다.

그런데 이 ‘레치타티보’를 쓰지 않고 대신 중간중간 연극처럼 대사가 삽입되는 오페라가 있죠. 이런 오페라는 이탈리아어 대신 독일어나 프랑스어로 쓰여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18세기이후이탈리아 오페라의 잘짜여진형식에 대한 반발로 민족적특징과자유로운 형식을 강조하는오페라들이생겨났습니다.

프랑스의 ‘오페라 코미크’,독일의 ‘징슈필’ 등이 민족적 오페라이지요. 여기서는 레치타티보 대신 대사를 사용했습니다.

비제의 ‘카르멘’을 예로 들어 질문하셨는데, ‘카르멘’은 대사를 사용하는 ‘오페라 코미크’의 하나이지만 작곡자인 비제가 사망한 뒤 친구인 기로가 레치타티보를 삽입시켜 편곡해 오늘날에는 대사 판(版)과 레치타티보 판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카르멘’ 외에도 모차르트의 징슈필인 ‘후궁탈출’과 베버의 민족오페라 ‘마탄의 사수’ 등이 대사를 사용하는 대표적 오페라입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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