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이렇게 맞자]허승/소비자 위해야 기업이 산다

입력 1999-07-27 18:56수정 2009-09-2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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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가 다이옥신에 오염됐다는 지구 반대편의 소식이 당장 ‘우리 식탁’을 위협한다.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은 경기 화성군 씨랜드청소년수련원 화재참사로 이어졌다. 자동차 급발진 추정사고는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는 무엇을 선택해 소비할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소비자도 바뀌고 있다. 안전을 위협하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재빠르게 입수하고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배상을 요구한다. 보다 편리하고, 보다 안전하고,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촉각을 곤두세운다.

정부는 ‘소비자 주권시대’의 막이 올랐다며 자동차 의약품 식품 등에 한정돼 있던 공개 리콜 대상을 모든 소비재로 확대했다. 또 제조물책임(PL)법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가 제조업자의 과실이나 고의를 입증하지 않더라도 결함만 입증하면 그에 따른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PL법이 경기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최근 수입선다변화가 해제되면서 우리 기업의 경쟁제품인 일본제품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PL법의 시행시기를 마냥 늦출 수는 없다.

PL법만이 아니다. 내년 세계무역기구(WTO) 차기협상도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더욱 넓히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확실히 새로운 천년에는 소비자 중심의 경제체제가 확립될 전망이다. 정부와 국가는 이제 국경이나 주권을 이유로 기업을 보호할 수 없게 된다. 새로운 천년에는 오직 소비자만이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허승(한국소비자보호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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