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양로원 「보리수마을」 경영난 호소

  • 입력 1999년 4월 17일 11시 17분


강원 양양군 현남면 전포매리에 있는 유료양로원인 ‘보리수마을’ 입주노인 1백50여명은 운영법인측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최근 경영진과 직원들이 모두 떠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노인들은 특히 입주 당시 낸 1인당 보증금 5천5백만원과 평생숙식비 2천만∼3천만원을 돌려받을 수 없는데다 요즘은 돈을 주고 끼니까지 해결해야 돼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울먹이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양로복지공사가 96년 설립한 이 양로원은 총 3백60세대 규모로 현재 1백23세대 1백56명이 입주해 있다.

노인들에 따르면 당초 운영법인이 자본금도 없이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려 이 양로원을 설립했으나 경영난이 계속돼 법인대표가 5번 바뀌었으며 지난달 말 6번째 대표인 김모씨(68)와 직원들이 모두 떠났다. 이에 따라 입주노인들은 최근 자치회(회장 장이상·72)를 구성한 뒤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고 있으나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

현재 이 양로원의 부채는 사채를 포함, 총 2백20억원이 넘고 양로원건물 등은 모두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 매각해도 입주노인들이 보증금 등을 돌려 받을 수 없는 형편이다.

입주자 박진영씨(85·여)는 “노후를 편히 보낼 수 있다고 선전해 전재산을 내고 이 곳에 입주했는데 그동안 무료 제공되던 밥을 이젠 사먹어야 하고 자치회비 명목으로 월 10만원씩 부담해 불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양군 관계자는 “보리수마을의 정확한 부채규모 등을 파악중”이라며 “대부분의 입주노인이 의지할 가족이 없어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양〓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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