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미사일 주권사항인가

동아일보 입력 1999-03-28 19:43수정 2009-09-24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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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은 오늘부터 평양에서 미사일회담을 갖는다. 양국은 열흘전 금창리 지하시설 사찰을 타결지으면서 작년 10월 이후 중단된 미사일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금창리 지하시설관련 회담이 핵의혹 규명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번이 네번째가 되는 북―미(北―美)미사일협상은 핵과 별도로 진행돼 왔다. 북한의 미사일은 무기의 성격면에서 핵과 다르긴하나 그 사거리(射距離)가 미국 알래스카에 도달할 만큼 늘어났고 또 중동국가와 파키스탄 등에 수출됐다는 점에서 세계안보를 위협하는 불안요인으로 등장했다.

북―미 미사일협상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누어질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북한이 미사일과 그 개발기술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개발 시험발사 생산자체를 중지시키는 것이다. 북한은 미사일을 외화벌이 목적으로 다른 나라에 팔아왔음을 시인하고 그만한 보상을 해주면 수출을 중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미국에 요구한 보상액은 3년에 걸쳐 연간 10억달러다. 그러나 미사일의 개발과 시험발사 생산에 대해서 북한은 ‘주권사항’이라며 어느 나라도 이를 간섭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정국가의 군사력증강과 안보정책은 그 나라만의 주권사항일 수 없다는 것이 국제법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나라가 대량살상 무기를 개발 생산하면 그 주변국가들의 안보와 주권을 위협하게 되기 때문이다. 북한도 일본이 군사력증강에 나설 기미가 보일 때마다 그것을 비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 보면 금방 납득이 갈 것이다. 북한이 작년 8월말 이른바 ‘광명성 1호’장거리 로켓을 발사함으로써 북한 미사일은 이제 일본은 물론이려니와 미국에까지 군사적 위협요인으로 등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미사일개발을 주권문제라고 고집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임을 알아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수출이 대량살상 무기의 확산에 반대하는 국제사회의 평화정신에 위배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미국 MIT대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북한은 92년10월 중동국가들에 대한 미사일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이스라엘에 경제적 지원을 요구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이스라엘은 북한에 10억달러 상당의 물자와 금광 개발투자를 제공하려다 북한의 영변 핵의혹이 확산되면서 미국의 제지로 물러섰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 미사일협상은 세계안보라는 명분을 업고 있다는 점에서도 중동평화에 국한된 이스라엘식과 크게 다르다.북한은 미사일협상도 하루빨리 타결지어 한미일(韓美日)이 포괄적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만이 공존공영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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