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GK 김병지-김용대, 「양金시대」 활짝

  • 입력 1998년 11월 4일 19시 00분


“이제 골문이 든든해 보이지요?”

4일 서울 잠실보조구장에서 본격훈련에 들어간 98방콕아시아경기대회 출전 한국축구대표팀.

훈련독려를 하던 대표팀 허정무감독이 골문쪽을 보며 연신 흐믓한 미소를 흘린다.

바로 19세의 대표팀 최연소인 김용대(연세대)가 기대이상의 기량으로 팀 최고참이자 동향(경남 밀양)의 선배인 김병지(28·울산 현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맹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태 골키퍼코치가 숨돌릴 틈도 없이 볼을 띄우자 관록파 ‘꽁지머리’ 김병지가 숨을 헉헉대며 몸을 날리고 김용대도 이에 질세라 엎어지고 자빠지며 볼을 받아내기 바쁘다.

수비강화에 초점을 맞춘 이번 대표팀훈련에서 이들 두 골키퍼의 포진은 대표팀 전력강화에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허감독은 흡족한 표정이 역력하다.

지난 수년간 국제경기때면 김병지가 골문을 도맡아야 했지만 이제 김용대의 출현으로 관록과 패기를 갖춘 골키퍼진을 보유, 기용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 것.

물론 아직은 김병지가 단연 주전. 국제경기 경험이 풍부한데다 생고무같은 탄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관록의 스타이기 때문이다. 올 프로축구 정규리그 22경기에서 31실점, 경기당 평균 1.4골을 내주는 선방으로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고 올 프랑스월드컵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발휘, 출전 32개국 골키퍼중 선방 랭킹에서 2위를 차지했던 그가 아닌가.

그러나 문제는 김병지가 만약 부상한다거나 컨디션이 나쁠 경우 ‘대체용’이 없다는 것이 허감독의 남모를 고민거리였다.

그러나 이제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김용대가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

김용대는 지난달 31일 끝난 제31회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에서 한국우승의 일등공신. 이 대회에서 김용대는 6경기에서 6실점, 경기당 1골만을 허용하는 ‘거미손’을 과시했다.

특히 카자흐와의 준결승 승부차기에서 정확한 위치 선정으로 두차례 선방했고 일본과의 결승에서는 ‘차세대 스트라이커’ 다카하라와 모토야마의 파상공세를 막아내 우승의 주역이 됐던 것.

허정무감독은 “둘은 각각의 독특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며 “일단 경험이 풍부한 김병지를 주전으로 기용하되 2002년 월드컵 기대주인 김용대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줘 경험을 쌓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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