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 23/인터뷰]제주 대기高 김윤수교장

  • 입력 1998년 6월 21일 18시 30분


“교육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정책을 내놓은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교실에서부터 조용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생들의 창의성을 살리기 위한 교사들의 노력이 가장 절실합니다.”

대기고 김윤수(金胤秀·55)교장은 교육이 제대로 살아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의식개혁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교장은 “종전의 교육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은 이를 그대로 암기하는 식이었다”며 “그러나 93년 수능시험이 도입된 이후 이같은 교육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기 때문에 학생중심의 교육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기고는 당시 교감이었던 김교장을 중심으로 수능시험에 대비, 학생들의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교사연수를 통해 다양한 교육방법을 소개하고 교과협의회를 활성화했다.

또 교사들이 활용하고 있는 수업모형에 대해서도 서로 토의함으로써 더 나은 모형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김교장은 “매일 교직원 조회시간을 이용해 교사들에게 열린 교육의 필요성을 귀가 따갑도록 이야기한다”며 “교사들이 열성적으로 호응한 것이 가장 큰 성공비결”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이 새로운 교육방법을 시도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최대한 보장한 학교측의 보이지 않는 지원도 큰힘이 됐다. 학부모들도 처음에는 불만이 많았지만 이제는 학교를 전폭적으로 신뢰한다.

“초등학교에선 열린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특히 인문계 고교에서는 잘 안되고 있지요.

과다한 학생수, 대입준비 등의 이유로 엄두를 못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큰 잘못입니다. 열린 교육이 결과적으로 학업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토론식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지적인 능력이 성숙해지는 성과 뿐 아니라 민주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자세 등도 자연스럽게 가르칠 수 있어 인성교육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

김교장은 “바쁜 시간을 쪼개 연구하고 노력하는 교사들에게 충분한 지원과 보상을 못해주는 것이 가장 미안스럽다”며 “그러나 교사는 항상 연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