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22/인터뷰]서울 화계초등교 장길성 교장

  • 입력 1998년 6월 15일 07시 09분


“초등교육은 결국 사람 됨됨이를 바로잡는 교육입니다. 지식은 언제든지 익힐 수 있지만 어렸을 때 마음이 비뚤어지면 바로잡기가 어렵습니다.”

화계초등학교 장길성(張吉成·60)교장은 “초등교육이 잘되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이 한 마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교장은 최근 촌지와 가혹행위 논란으로 학교와 가정이 더욱 멀어지고 교육자의 권위가 떨어지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나타냈다.

일부 문제교사들은 교단에서 추방되야 하겠지만 이로인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사를 불신하게 되는 것은 더 큰 문제를 부를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

“학부모의 협조 없는 교육은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학부모들이 교사 만나기를 꺼려하고 교사가 학부모들을 부담스러워 한다면 정말 큰일입니다.” 그래서 장교장은 학부모들이 부담없이 학교에 찾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항상 마음을 쓰고 있다.

그는 비슷한 연배의 다른 사람과는 달리 컴퓨터에 능숙하다. 서울초등컴퓨터교육연구회 회장직을 맡고 있을 정도.

그래서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가정통신문도 교장실에 설치돼 있는 컴퓨터를 이용해 직접 작성한다. 남에게 맡기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젊은 교사들에게 컴퓨터 사용법을 지도해 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컴퓨터를 배울 것을 남들에게 강요하지는 않는단다. 지식이란 필요를 느끼면 언제나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장교장은 평소 어떤 교육방법이 훌륭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답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바로 정답이라는 것.

그러나 그는 교육의 바탕에는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깔려 있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며칠전 시골 할아버지 댁에 다녀온 한 학생이 마늘 몇 쪽이 들어있는 비닐봉투 하나를 들고 찾아왔어요. 할아버지께서 직접 농사를 지으신 마늘을 교장선생님 갖다드리라고 했다는 겁니다.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장교장은 그때 교육자로서의 보람을 새삼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