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땀]많아도 탈 적어도 탈

  • 입력 1998년 5월 2일 08시 38분


S그룹 직원 최모씨(34)는 최근 한두달간 땀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뜨거운 국물이나 매운 음식은 물론 냉면을 먹을 때조차 줄줄 흐르는 땀. 주위에선 ‘양기가 빠졌다’고 놀리고…. 의사는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진단.

땀이 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 보통사람은 하루 8백50∼9백㎖의 땀을 흘린다. 체온이 올라가면 신체의 신경시스템이 땀샘을 자극, 땀을 흘려 체온이 내려가도록 해 정상체온을 유지해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갑자기 땀이 많이 나면 ‘혹시 큰 병에 걸린 것이 아닐까’ 의심한다. 과연 그럴까?

▼다한증(多汗症)〓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땀이 많은 병. 하루 2ℓ 이상의 땀을 흘린다. 손이 땀범벅이어서 악수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청소년기에 시작해 늦어도 40대가 되면 자연스레 없어진다.

피부과에서는 약물이나 전기자극으로 치료한다. 흉부외과에서는 땀분비를 조절하는 교감신경을 잘라내는 수술을 한다. 대부분의 종합병원에선 환자를 전신마취시킨 뒤 ‘주사침 흉강수술’을 한다.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선 최근 ‘국소마취후 수술법’을 하고 있다.

▼무한증(無汗症)〓땀이 안나는 것은 땀이 많은 것보다 더 위험하다. 체온조절이 안되기 때문. 주로 유전이나 정신적 요인 때문에 생기지만 당뇨 혈압강하증 아토피성피부병 등도 원인.

▼갑자기 땀이 많이 날 경우〓대부분 건강이 좋지 않다는 신호. 정신적 긴장이나 피로 누적으로 땀이 많아질 경우 푹 쉬는 것이‘특효약’.병적인땀은 특정 부위에서 많이 나오는 게 특징.

가슴부위에 땀이 집중적으로 날 때는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한 노이로제, 머리부분에만 땀이 많이 나면 늑막염 등 흉부질환, 손발에만 집중적으로 날 때는 자율신경실조증에다 위장 및 십이지장의 이상증세가 겹쳤을 가능성이 높다. 또 배꼽 아래 하초 부위의 땀은 신장 등 비뇨기계통의 이상, 잘 때 식은땀이 자주 나면 결핵, 땀을 흘리고 난 뒤 속옷이 누렇게 변하면 간질환일 위험이 크다.

한편 식후에 머리쪽에서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것은 위기능항진에 의한 위열 때문이고 과음한 다음날 아침식사 때 땀을 많이 흘리는 것도 비슷한 이치.

▼발냄새〓발에 있는 곰팡이들이 피부나 땀을 분해, 이소 발레릭산을 만들 때 생긴다. 깨끗하게 씻으면 대부분 없어지나 심할 땐 약물치료나 발바닥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보내는 전기요법으로 고친다.

(도움말〓연세대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이두연교수, 홍남수 성피부과의원장)

〈이성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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