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남총련의 「은폐-축소 조작」

  • 입력 1997년 6월 16일 20시 22분


전남대 구내 李鍾權(이종권·25)씨 변사사건은 20여일에 걸친 경찰의 수사결과 전모가 차츰 드러나고 있다. 남총련의 핵심간부들이 전남대 동아리인 용봉문학회에 가입한 이씨의 프락치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술에 취한 채 이씨를 집단폭행, 숨지게 했다는 것이 경찰의 중간수사 결론이다. 「프락치 오인―집단감금폭행―사망」으로 이어졌던 한양대 李石(이석)씨사건의 「초판(初版)」이라는 것이다. 이종권씨사건은 지난달 27일 발생, 운동권 학생들이 지난 4일 사망한 이석씨보다 일주일 먼저 저지른 폭행치사사건이기 때문이다. 남총련 간부들이 저지른 조직적인 은폐 및 축소 조작이 한겹 두겹 벗겨지자 이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새벽 이씨가 숨진 직후 두차례 이상의 「대책회의」를 열어 사건의 은폐를 조직적으로 시도했다. 바로 10년전 6월항쟁의 기폭제가 됐던 朴鍾哲(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 때 경찰수뇌부가 저질렀던 은폐조작을 소위 운동권학생들이 반복하고 있다. 경찰수사가 사건의 실체에 접근했던 지난 13일 전남대총학생회는 기자회견을 자청, 폭행사실을 일부 시인하면서도 「공안당국의 정보공작 중단」 등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학생회 주요 간부 3명이 남총련 간부들과 함께 사건 당일 은폐를 위한 대책회의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 「운동권의 공작」이 오히려 의심될 정도였다. 이날 회견에 참석했던 이모씨(26)는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시치미를 뗐으나 경찰의 수사결과 사건당시 대책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 기자들은 혀를 내둘렀다. 지난 주말부터는 이종권씨치사사건 주변에 있던 학생들에 대한 잇단 검거로 범행에 가담한 남총련 간부들이 이씨가 숨진 직후 말을 짜맞추고 도주하기까지의 과정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제 남총련 간부를 비롯, 이씨치사사건 관련자는 더 이상 숨어 있을곳이 없다. 김권(제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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