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안당국 뭘 하고 있나

  • 입력 1997년 2월 18일 20시 11분


李韓永(이한영)씨 피격사건 수사의 제자리걸음으로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은 채 국민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어떤 사건이든지 수사는 빠른 범인검거와 같은 범죄의 재발방지라는 두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고정간첩과 남파공작원의 합작품으로서 귀순자에 대한 보복테러로 추정되는 만큼 빠른 범인검거와 재발방지의 필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관계기관의 합동수사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사건이 발생한지 벌써 나흘이 지났는데도 당국은 범인의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몽타주를 작성하지 못했음은 물론 간첩에 의한 테러인지 사생활이나 원한관계에 의한 단순사건인지의 여부도 가름하지 못한 채 혼선을 빚고 있다. 이러다간 수사가 장기화될 우려가 없지 않다. 이런 결과를 가져온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초동수사의 잘못이다. 사건현장은 물증(物證)의 보고(寶庫)이며 이를 찾는 초동수사는 시간을 놓치면 안된다. 그러나 즉각적인 주민의 112신고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사태를 파악한 것은 한시간이 지난 뒤였다. 본격수사와 검문검색은 그로부터 다시 한시간 뒤 시작됐다. 그것도 黃長燁(황장엽)비서의 망명으로 전국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상태에서 말이다. 이씨가 입은 옷에 들어있던 탄알을 찾아내지 못해 「탄피2개에 탄알은 1개」라는 의문을 푸느라 시간을 보낸 것도 큰 실수다. 주민들에 대한 탐문수사도 기관마다 따로따로여서 공조수사체계가 엉망임을 드러냈다. 도대체 수사본부에 안기부 기무사 요원들은 무엇때문에 파견된 것인가. 겉으로는 공조수사를 펴는 것처럼 꾸미고 실제로는 각자의 공명심이 작용한다면 그 수사는 뻔하다. 피격사건을 미리 막지 못한 것도 중대한 일인데 터지고 난 뒤에 공적(功績) 다툼을 한다면 한심한 노릇이다. 공안당국의 안보태세가 이렇게 허술해서야 국민의 불안감은 해소될 수 없다. 근본적으로는 이씨가 테러에 방치돼 있었다는 것부터 이해할 수 없다. 지난해 成蕙琳(성혜림)망명사건 이후 얼굴이 처음 알려진 이씨가 金正日(김정일)의 사생활을 폭로, 비난한 점 때문에 그들의 표적이 될 가능성육3鑽컸杉쨉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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