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축구의 핵심, 하프 스페이스를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25일 05시 30분


맨체스터 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왼쪽)과 케빈 더 브라위너. 사진출처|펩 과르디올라 인스타그램
맨체스터 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왼쪽)과 케빈 더 브라위너. 사진출처|펩 과르디올라 인스타그램
최근 현대 축구의 화두로 떠오른 공간이 하나 있다. 바로 중원과 측면, 센터백과 풀백의 사이 공간, 이른바 ‘하프 스페이스(Half Space)’라 불리는 곳이다.

하프 스페이스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바로 이 공간이 현대 축구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이 되는 개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고도화되어가는 수비 전술로 인해 중원을 공략하기가 어려워졌다. 측면의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에 감독들은 효과적으로 측면을 활용하기 위해 이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하프 스페이스를 활용하려는 이유는 공격 전개 방식을 다양화시켜 상대 밀집 수비에 균열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하프 스페이스에서 공을 점유하게 되면 중앙과 측면 모두를 활용할 수 있는 시야와 패스 루트가 생긴다. 다양한 방법으로 골대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순간적으로 상대 수비진의 수비 간격을 벌리는 효과 역시 거둘 수 있다.

하프 스페이스를 가장 잘 활용하는 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다. 케빈 더 브라위너와 다비드 실바 등 걸출한 미드필더들이 하프 스페이스를 장악해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린다. 특히 윙이 측면에 넓게 벌려서며 생겨난 안쪽 공간에 더 브라위너가 침투해 올리는 크로스가 일품이다.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맨체스터 시티의 전형적인 득점 공식이다.

국내에서도 하프 스페이스를 장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병수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강원 FC가 대표적이다. 맨체스터 시티와 달리 미드필더가 아니라 풀백을 활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윙이 넓게 벌려 서고 그 사이에 생겨난 안쪽 공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강원FC 역시 하프 스페이스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K리그에서 가장 밀집 수비를 잘 공략하는 팀 중 하나가 되었다.

수비 조직력의 상향 평준화 흐름 속에서 이를 풀어내는 전술적 키(Key)로 대두되고 있는 하프 스페이스다. 전력상 열세를 극단적인 밀집 수비로 극복하는 요즘, 공격을 주도하는 강팀들에 있어 이 공간의 활용은 상대 수비 조직을 와해시키는 하나의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희영 명예기자(인천대 신문방송학과) q65w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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