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되는 154㎞+볼넷 비율 4%’ 알칸타라, KT에 찾아온 복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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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13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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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알칸타라. 스포츠동아DB
KT 알칸타라. 스포츠동아DB
KT 위즈는 그간 ‘외인 에이스’ 갈증에 시달렸다. 그리고 1군 진입 5년 만에 라울 알칸타라(27)가 그 왕관을 썼다. 제구되는 154㎞의 강속구는 어느 타자도 쉽게 상대하기 힘들다. KT로서는 확실히 계산이 서는 에이스의 존재가 그저 고마울 뿐이다.

KT는 12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9-3으로 승리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가 2017년 데뷔 이래 한 경기 최다인 6타점을 수확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4번타자가 터지니 간만에 대량득점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마운드는 알칸타라가 지켰다. 8이닝을 던지며 3안타(1홈런) 4삼진 1실점을 기록, 시즌 4승(3패)째를 챙겼다. 투구수가 94개에 불과해 완투도 가능했지만 벤치는 한 주에 두 번째 등판을 소화한 에이스를 배려했다. 이날 알칸타라의 최고구속은 154㎞였다. 평균 149㎞의 속구를 48개 구사했고, 최고 152㎞의 속구가 16개였다.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팔색조’ 매력을 갖춘 그였지만 이날은 속구 위주 투구로 키움 타선과 정면승부했다. 자신의 속구에 대한 믿음이 확실했기에 가능한 판단이었고, 이는 틀리지 않았다.

알칸타라의 진짜 매력은 강속구가 아닌 제구다. 적어도 KBO리그에서 ‘강속구’는 ‘제구난’이라는 꼬리표를 동반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올 시즌 8경기에서 알칸타라의 볼넷 비율은 단 4.0%에 불과하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3.4%)에 이어 최저 2위다. 탈삼진이 많은 타입은 아니지만 제구가 흔들리지 않으니 쉽게 무너질 가능성이 낮다. 게다가 이닝 소화 능력도 뛰어나다. 전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계산이 선다.

경기 후 박승민 투수코치는 “투구 패턴이 다양한 투수이지만 이날은 의도적으로 속구 비율을 높인 것 같다. 영리한 투수”라고 칭찬했다. 이어 “미국 시절 강력한 속구를 낮게 제구하려고 애를 쓴 것 같다. 그럴 필요 없이 하이 패스트볼의 구사율을 높이라고 조언한 것밖에 없다. 원래 좋은 투수”라며 본인의 공을 숨겼다.

알칸타라는 “오늘 승리 영광을 세 아이의 엄마인 아내에게 돌린다”며 스윗한 모습도 뽐냈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말수가 적던 그는 이제 팀 적응을 끝마쳤다. 통역 직원부터 동료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까지 KT에 이런 복덩이 외인 투수는 없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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