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LG 살린 대체 선발 이우찬의 만점 투구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5월 12일 20시 24분


코멘트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LG 이우찬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LG 이우찬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LG 트윈스 좌완투수 이우찬(27)이 ‘난세의 영웅’으로 등장했다. 1078일 만의 선발등판에서 팀의 하락세에 브레이크를 거는 한편 감격적인 프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고향팀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자신의 ‘인생경기’를 펼쳤다.

온양온천초~온양중~천안북일고 출신의 이우찬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79개의 공을 던지면서 1안타 2볼넷 3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46㎞의 직구(47개)에 슬라이더(20개), 커브(12개)를 효과적으로 섞어 한화 타선을 봉쇄한 그의 역투를 앞세운 LG는 짜릿한 2-0 승리를 챙겼다. 두산 베어스와의 어린이날 3연전 싹쓸이 패배에 이어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한 주중 3연전 루징 시리즈(1승2패)로 휘청하던 LG가 이날 승리를 포함해 한화와 맞붙은 주말 3연전에선 위닝 시리즈(2승1패)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우찬으로선 2016년 5월 29일 잠실 두산전 이후 1078일만의 선발등판이었다. 이날 한화전 이전까지는 그의 유일한 선발등판이었다. 그러나 프로 데뷔전이기도 했던 3년 전의 선발등판 때는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2안타 1홈런 2볼넷 4실점으로 쓴맛을 봤다. 팀 타선 덕분에 패전을 모면했을 뿐이었다.

그 후 지난해 3경기까지 총 4경기가 1군 경력의 전부였던 이우찬은 올 시즌 추격조로 1군에서 기회를 얻었다. 롱릴리프를 비롯한 불펜 등판에서 착실히 제몫을 다한 그는 배재준의 부진으로 이날 한화전에서 대체선발의 기회까지 잡았다. 경기 전 류중일 LG 감독이 “오늘 공 몇 개, 몇 이닝이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잘 버텨주느냐가 관건”이라며 여차하면 언제든 이우찬을 조기강판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4회초 1사 후 오선진에게 유일한 안타 하나를 허용했을 뿐 3차례 삼자범퇴 이닝(1·3·5회)을 만든 이우찬은 류 감독의 기대를 훨씬 더 크게 채워줬다.

앞서 불펜으로 등판한 14경기(19.1이닝)에선 2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올렸다. 7일 고척 키움전이 특히 돋보였다. 선발 배재준(2.1이닝 6실점)에 이어 최동환(1.2이닝 2실점), 신정락(0.2이닝 2실점)까지 모조리 키움의 강타선 앞에 무릎을 꿇은 와중에 5회말 2사 후부터 공을 넘겨받은 이우찬이 3이닝 1안타 2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덕에 LG는 극적인 12-10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그로부터 5일 만인 이날은 선발로 나서 한화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이우찬이 선발로도 제몫을 해준 만큼 부상에서 회복 중인 임찬규와 류제국이 조만간 복귀하면 LG 선발진은 한층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경기 후 이우찬은 “선발 통보를 받았을 때 사실 내 역할을 못할까봐 긴장되고 떨렸다. 최대한 적은 실점으로 버티자고 다짐했는데, 1회를 잘 넘기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던질 수 있었다. 승리투수는 생각도 안 했다. 포수 유강남이 던지라는 대로 던졌고, 뒤에 나온 투수들이 잘 던져줘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감사하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잠실|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