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살펴본 두산 페르난데스의 위력, 클러치 능력도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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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3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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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페르난데스. 스포츠동아DB
두산 페르난데스. 스포츠동아DB
2019 정규시즌 초반 가장 뜨거운 외국인타자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두산 베어스)다.

지난해 데려왔던 지미 파레디스와 스캇 반 슬라이크의 처참한 실패를 단숨에 지울 정도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단 9경기만에 지난해 파레디스(21경기 4타점)와 반 슬라이크(12경기 4타점)가 합작한 8타점을 넘어서며 ‘복덩이’로 떠올랐다.

사실 페르난데스는 일본 오키나와 1차 스프링 캠프 당시 오재일과 주전 1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입장이었다. 지금처럼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지명 타자 자리는 내복사근 부상에서 회복 중인 최주환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두산 김태형 감독의 평가는 이랬다. “페르난데스가 확실히 기술은 좋다. 미국에선 장타력이 크게 부각되진 않았는데, 펀치력도 있더라. 자기 역할을 어느 정도는 할 것 같다.” 막상 시즌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며 타선의 중심축으로 거듭났다. 특히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페르난데스를 상대하는 배터리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코스와 관계없이 안타를 생산하는 기술이 워낙 탁월해서다. 그 클러치 본능은 기록에도 드러난다.

● 출루와 해결능력 모두 갖춘 ‘최강 2번’

페르난데스는 2일까지 올 시즌 9경기에 출장해 타율 0.406(32타수13안타), 9타점, 출루율 0.474, OPS(장타율+출루율) 0.974를 기록 중이다. 13개의 안타 가운데 장타는 2루타 3개뿐이지만, 주자가 있을 때 만들어내는 안타의 가치는 엄청나다. 득점권에서 타율 0.556(9타수5안타)에 7타점을 쓸어 담았고, 승부처인 7회 이후·2점차 이내일 때도 6타수5안타(타율 0.833)의 맹타를 휘둘렀다. 선구안도 탁월해 38타석에서 삼진은 단 3개뿐이다. 박건우~김재환~오재일의 강타자들이 3~5번 중심타순에 포진한 두산 타선에서 2번타자 페르난데스의 활약을 동반하니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다.

● ‘스프레이 히팅’에도 주목하라

페르난데스가 지닌 또 하나의 가치다. KBO리그 기록을 다루는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페르난데스의 타구 방향 비율은 좌측 37.9%, 가운데 13.8%, 우측 48.3%로 위치를 가리지 않았다. 안타 타구의 방향도 왼쪽 5개, 오른쪽 6개, 가운데 2개다. 타구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다 보니 상대 야수들이 과감하게 수비시프트를 시도하기도 어렵다. 김 감독은 “페르난데스가 앞선 타순에서 너무 잘해주고 있다”며 “(김)재환이 앞에서 많이 출루해주니 그만큼 생산력도 뛰어나다. 지금 타격감이 제일 좋은 타자”라고 칭찬했다. KBSN스포츠 안치용 해설위원도 “페르난데스의 강점은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이다. 공을 워낙 잘 보니 그만큼 많은 안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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