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S-더비’ 실속은 삼성이 챙겼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2월 26일 05시 30분


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서울 SK의 경기 하프타임 때 성탄절 특별 이벤트로 문경은(왼쪽) SK 감독과 이상민 삼성 감독의 3점슛 대결이 펼쳐져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아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서울 SK의 경기 하프타임 때 성탄절 특별 이벤트로 문경은(왼쪽) SK 감독과 이상민 삼성 감독의 3점슛 대결이 펼쳐져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아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현역 시절 ‘람보 슈터’와 ‘컴퓨터 가드’로 통했던 ‘왕년의 오빠’들이 모처럼 코트 위에 섰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경기장을 가득 메운 만원관중(6810명)을 위해 펼쳐진 3점슛 대결에 ‘몸소’ 뛰어들기 위해서였다.

주인공은 서울 SK 문경은(47) 감독과 서울 삼성 이상민(46) 감독. 1990년대 농구대잔치 세대를 대표하며 한국농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두 사령탑은 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3라운드 맞대결 도중 진행된 하프타임 3점슛 매치를 벌여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아냈다.

이날 3점슛 대결은 ‘잠실 라이벌’ SK와 삼성의 성탄절 기념 이벤트로 기획됐다. 2001년부터 같은 잠실벌을 안방으로 두면서 경쟁 구도를 형성해온 두 구단은 지난 2017~2018시즌부터 ‘S-더비’라는 이름의 라이벌 매치를 이어가고 있는데, 도입 2년차를 맞아 이번에는 양 팀의 얼굴과도 같은 사령탑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연세대 90학번(문경은)과 91학번(이상민)으로 막역한 선후배 사이인 둘은 다만 대결에 앞서 동병상련 처지를 먼저 걱정했다. SK와 삼성이 각각 9위(9승16패)와 10위(6승20패)로 처진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 감독은 “무거운 마음으로 대결에 임할 수밖에 없다”며 짧게 각오를 밝혔고, 이 감독 역시 “여러모로 아쉬움이 크다”면서 말을 아꼈다.

물론 현역 시절 승부욕은 그대로였다. 한국농구 최고의 슈터로 꼽히는 문경은 감독은 “몸이 기억하지 않겠느냐”면서 자신감을 보였고, 경기 운영 못지않게 슛 감각이 탁월했던 이상민 감독은 “몸에 힘을 빼면 좋은 기록이 나오더라”며 응수했다.

호기롭게 펼쳐진 이날 대결(총 15회 시도, 골든볼 3개는 각 2점씩)은 그러나 다소 싱겁게 끝이 나고 말았다. 이 감독이 8번째 시도 만에 첫 골을 성공시키는 등 고전하면서 18점 만점 중 4점에 그친 반면, 문 감독은 1라인 5개의 공을 모두 꽂아 넣은 뒤 5개의 공을 추가로 골인시키면서 11점을 획득해 람보 슈터로서의 위용을 뽐냈다. 만원관중의 힘찬 박수를 받은 쪽도 문경은 감독이었다.

그러나 선배의 승리로 끝난 이벤트 대결과는 달리 실제 경기에선 1년 후배가 활짝 웃었다. 삼성은 이날 치열한 공방전 끝에 106-93 승리를 거뒀다. 이관희(24점)와 문태영(19점), 천기범(17점) 등이 제몫을 해내며 7승을 신고했다. 반면 SK는 최근 6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잠실|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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