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로고 빠진 단일팀 유니폼…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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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맹, 핀란드제품 시안 제시… 미국제품 대북수출금지 때문인듯

아이스하키는 실력에 따른 차별을 당연시하는 종목이다. 대표적인 게 유니폼이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에 오른 팀들만 미국의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만든 유니폼을 입도록 허용한다. 2부 리그 이하 팀들은 핀란드 브랜드 타클라의 유니폼을 입는다. 올림픽은 월드챔피언십에 준하는 대회로 평가한다. 그래서 IIHF는 올림픽 본선 출전권 선수들에게 나이키 유니폼을 일괄 제공한다. 이에 따라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도 내달 9일 개막하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나이키 유니폼을 착용한다.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러시아 남자 아이스하키 선수단 역시 나이키 유니폼을 지급받는다.

하지만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나이키 유니폼을 입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체육계에 따르면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재로 열린 ‘평창회의’에서 IIHF는 단일팀 유니폼으로 4가지 디자인 시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단일팀 유니폼 디자인에는 나이키 로고가 빠져 있었다. 나이키가 아닌 핀란드제 유니폼을 입는다는 의미다. IIHF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둘러싸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북한이 나이키 유니폼 사용에 거부감을 드러냈다는 의견이 나온다. 나이키는 미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브랜드다. 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북한 축구 선수들은 나이키 축구화를 신고 경기에 뛴 적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의 독자적 대북제재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아이스하키 유니폼은 IIHF의 독자적 권한이라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대북제재와 관련이 있지 않겠는가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독자적 대북제재를 통해 미국산 제품의 대북 수출 및 재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나이키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서 관련 소식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로선 할 말이 없다”고만 말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이미 지난해 11월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남녀 유니폼을 공개했다. 안방경기 유니폼은 흰색 바탕에 파란색 포인트가, 방문경기 유니폼은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 포인트가 적용됐다. 하지만 단일팀이 구성되면서 한반도기가 들어간 유니폼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내달 4일 열리는 스웨덴전까지 새 유니폼이 도착할지는 알 수 없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아이스하키#국제아이스하키연맹#유니폼#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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