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채’ ‘패스-연락’… 단일팀, 용어부터 하나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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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스하키 본격 훈련 돌입, 북한선수들 새 전술 빠르게 이해
서서히 가까워지며 웃음 터지기도
28일부터 남북선수들 합동훈련

세라 머리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26일 충북 진천선수촌 빙상장에서 북한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 선수들은 27일까지는 따로 훈련을 한 뒤 28일부터 합동훈련을 시작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세라 머리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26일 충북 진천선수촌 빙상장에서 북한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 선수들은 27일까지는 따로 훈련을 한 뒤 28일부터 합동훈련을 시작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5일 처음 단일팀으로 만난 한국과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다. 이날 충북 진천선수촌에서는 세라 머리 감독 주재로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남북 선수들은 돌아가며 자신의 이름과 나이, 포지션 등 자기 소개를 했다. 누가 언니인지 동생인지 알게 되면서 어색했던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간간이 웃음을 터뜨리는 선수도 있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26일 “같은 종목을 한 선수들이라 그런지 잘 뭉치는 것 같다. 쓰는 용어가 다르긴 하지만 북한 선수들도 빨리 이해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머리 감독은 한국 팀이 사용하던 시스템 북(전술 노트)을 북한 선수들에게 나눠준 뒤 북한 선수 1명당 한국 선수 2명이 붙어 설명해 주도록 했다.

북한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팀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용어의 통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시로 조를 바꿔서 경기를 하는 종목 특성상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면 빈틈이 생길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아이스하키를 ‘빙상 호케이’라고 부른다. 호케이는 하키(hockey)의 북한식 발음으로 러시아에서 호케이로 부른 것에서 따 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처럼 스틱은 ‘호케이 채’, 퍽은 ‘호케이 팍’이 된다.

외래어를 한글식으로 읽는 용어도 있다. 패스는 연락, 골키퍼는 문지기, 레프트 윙은 왼쪽 날개, 오프사이드는 공격 위반으로 부른다. 전형적인 북한식 명칭도 있다. 드롭패스는 ‘띄우기연락’, 백체킹은 ‘백차딩’, 보디체킹은 ‘차딩멕이기’, 뒤에서 퍽을 뺏는 건 ‘채걸기’라고 한다.

협회 관계자는 “주변에서 걱정하는 것과 달리 남북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함께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왕 단일팀이 구성된 만큼 호흡을 잘 맞춰 드라마를 완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 단일팀은 26일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머리 감독은 이날 북한 선수 개개인의 기량과 스타일을 파악하며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한국과 북한 선수들은 27일까지는 따로 훈련을 한 뒤 28일부터 합동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35명의 엔트리를 A조와 B조로 나눈 뒤 두 조에 양국 선수들을 고루 배치할 것이다. 조별로 손발을 맞추는 훈련을 하고, 미니 게임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평창올림픽#아이스하키 단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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