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의 신’ 김태균이 말하는 출루의 정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24일 05시 30분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위즈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무사 1루에서 한화 김태균이 안타를 치며 64경기 연속 출루로 KBO리그 역대 최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을 수립했다. 김태균이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수원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위즈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무사 1루에서 한화 김태균이 안타를 치며 64경기 연속 출루로 KBO리그 역대 최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을 수립했다. 김태균이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수원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선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타자들을 만나왔지만 이런 타자는 처음이다. 선구안, 기술 등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다.”

한화 최태원 타격보조코치는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김태균의 타격훈련을 지켜보더니 이같이 말했다. 김태균은 전날 kt전에서 4회 좌익선상 안타로 64연속경기출루에 성공하며 KBO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해 8월7일 대전 NC전부터 시작해 출장하는 경기에서는 적어도 한 타석 이상 출루에 성공하는 놀라운 기록 행진이다. 종전 기록은 롯데 펠리스 호세의 63연속경기출루였다. 2001년 6월17일 현대전부터 시즌 종료까지 62연속경기출루를 기록한 뒤 KBO리그를 떠났다가 2006년 다시 롯데로 복귀해 시즌 개막전인 삼성전에서 출루에 성공한 바 있다.

분야는 다르지만 최 코치는 1014연속경기출장(1995년 4월16일 광주 해태전~2002년 9월8일 문학 현대전)으로 KBO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이다. 그런 그도 “연속경기출루는 출장하는 경기에서 한 타석이라도 출루하지 못하면 기록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며 후배의 기록 수립을 높이 평가했다. 선구안과 기술, 정신력 등이 복합적으로 버무려진 기록이라는 의미다.

한화 김태균이 23일 수원 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 2회 선두타자로 나와 내야안타를 때린 후 1루로 질주하고 있다. 김태균이 22일 새롭게 달성한 KBO리그 역대 최다 연속경기 출루 기록은 이제 65경기가 됐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화 김태균이 23일 수원 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 2회 선두타자로 나와 내야안타를 때린 후 1루로 질주하고 있다. 김태균이 22일 새롭게 달성한 KBO리그 역대 최다 연속경기 출루 기록은 이제 65경기가 됐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통산타율 2위, 통산출루율 1위

김태균은 연속경기출루 신기록을 세운 하루 뒤인 23일 kt전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63경기까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어제(22일)는 타이까지 만들고 끝나면 아쉬우니까 의식을 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은 큰 감흥은 없다. 나중엔 뭔가 하나의 기록을 남겼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는 통산 278홈런을 때려내고 있는 거포이기도 하지만, KBO리그의 역대 최고의 교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23일까지 올 시즌 66타수 26안타로 타율 0.394를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통산타율 0.325(5704타수 1854안타)는 3000타석 이상 기록한 타자 중 장효조의 0.331(3050타수 1009안타)에 이어 역대 2위다. 4000타석 이상 타자로 확대하면 역대 1위다. 통산출루율 0.431은 당당 역대 1위다. 선구안과 정교한 타격을 자랑한 장효조(0.427)와 양준혁(0.421)의 출루율을 넘어섰고, 현역타자 중 2위인 NC 박석민(0.409)과도 차이가 있다.

한화 김태균. 스포츠동아DB
한화 김태균. 스포츠동아DB

● 김태균이 말하는 출루의 정석

김태균은 어떻게 출루의 신이 되고 있을까. 타격감이 좋을 때보다 결국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의 대처가 중요하다. 그는 이에 대해 “여러 코치님을 만났는데 ‘타격감이 안 좋더라도 방망이를 돌려야 감을 찾을 수 있다’고 하신 분들도 있다. 그런데 내 생각은 좀 달랐다. 그러면 나도 손해고 팀도 손해라고 생각한다. 4타수 무안타와 3타수 무안타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볼넷이라도 고르려고 노력한다. 발이 느려도 내가 나가 있으면 뒤에서 홈런도 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공을 많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돼 타자에겐 더욱 불리하다. 그러나 김태균은 “스트라이크존이 상하뿐만 아니라 바깥쪽, 몸쪽까지 전체적으로 다 넓어졌지만, 난 심판이 스트라이크라고 선언하면 그냥 그걸 인정하는 편이다”면서 “그보다 어차피 투수는 실투를 하게 돼 있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으로 다 던질 수는 없다. 심판의 존을 의식하는 것보다 나만의 존을 가지고 있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타격폼도 중요해서 매일매일 고민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폼이 안 좋아도 타이밍이 맞으면 빗맞은 안타라도 나오고, 폼이 좋아도 타이밍이 안 맞으면 안타가 안 나오더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프로야구 기록은 스즈키 이치로(현 메이저리그 마이애미)가 오릭스 시절이던 1994년 작성한 69연속경기출루다. 메이저리그는 전설의 강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1949년 기록한 84연속경기출루다. 일단 김태균은 23일 첫 타석에서 2루수 쪽 내야안타를 치면서 기록을 65경기로 연장했다. 그러나 이때 1루까지 전력질주하다 오른쪽 햄스트링 쪽에 이상을 느껴 곧바로 대주자 최진행으로 교체됐다. 24일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23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전날 64경기 연속 출루 신기록을 세운 한화 김태균이 2회초 무사에서 내야안타를 치고난 뒤 부상으로 교체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3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전날 64경기 연속 출루 신기록을 세운 한화 김태균이 2회초 무사에서 내야안타를 치고난 뒤 부상으로 교체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수원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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