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대표 캡틴’ 이대호 아닌 김재호,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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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 日전지훈련 앞서 발표
두산 2연속 우승 이끈 리더십 인정… ‘국대 베어스’의 구심점 역할 기대
고참 선수들 부담 덜어주기 의도도… “주장 예상 전혀 못해… 얼떨떨해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12일 나하국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 장소인 일본 오키나와에 입성하고 있다. 오키나와=김민성스포츠동아기자 marineboy@donga.com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12일 나하국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 장소인 일본 오키나와에 입성하고 있다. 오키나와=김민성스포츠동아기자 marineboy@donga.com
12일 전지훈련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 나하국제공항을 찾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예기치 못한 일로 발이 묶여야 했다. 수하물로 맡긴 대표팀 장비가 늦게 나오면서 30분 넘게 일정이 지체된 것이다. 아침 비행시간을 맞추기 위해 오전 6시부터 숙소에서 나와야 했던 선수들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런 와중에 특유의 미소 띤 얼굴로 선수들 사이를 오가는 선수가 있었다. 대표팀의 새 주장 김재호(32·두산·사진)였다. 김재호는 같은 팀 동료 장원준(32), 양의지(30)는 물론이고 다른 팀의 이대은(28·경찰청), 김태군(28·NC) 등과도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 덕분에 선수단 분위기도 다소 밝아졌다.

장비를 다 찾아 입국장을 빠져나온 김재호의 얼굴은 검게 탔고 덥수룩한 수염으로 덮여 있었다. 이달 초 호주에서 진행된 두산 스프링캠프의 흔적으로 이번 대회를 임하는 마음가짐을 드러내는 듯했다. 11일 김재호를 주장으로 낙점하기로 마음먹은 김인식 대표팀 감독(70)은 이날 오키나와로 출발하기 전 공식적으로 공표했다.

김재호는 주장이 된 것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얼떨떨하다”면서도 “(대표팀에는) 정상급 선수들이 오기 때문에 내가 일일이 선수들을 관리하기보다는 팀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까지 이용규(32·한화)를 놓고 저울질을 하다 코칭스태프와의 회의 끝에 김재호가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재호는 두산의 주장이자 주전 유격수를 맡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김재호 특유의 온화한 리더십이 팀의 단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게다가 장원준과 이현승, 양의지, 오재원 등 최종 엔트리에 선발된 28명 중 8명이 두산 선수다. ‘국대 베어스’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김재호가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대표팀을 이끌어왔던 베테랑 선수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유력한 주장 후보로 꼽혔던 이대호(35)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롯데로 소속팀을 옮기면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감독은 주장 선임 배경으로 “그동안 고참급 이대호, 정근우(프리미어12 주장)가 수고를 많이 해줬다”고 설명한 이유다. 실제로 김재호는 2006년 이종범(당시 36세), 2009년 손민한(당시 34세), 2013년 진갑용(당시 39세)에 비해 적은 나이에 WBC 대표팀 주장을 맡는다.

한편 김 감독은 11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A조에서는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이 많은 네덜란드가 제일 강적이다. 일단 1라운드 통과가 목표다”고 밝혔다.
 
오키나와=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인식#이대호#김재호#wbc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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