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하-이민식 선수 “한번의 점프로 결정… 스왜그가 필요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5일 03시 00분


25일 개막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 한국대표 유망주 최준하-이민식

평창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빅에어 테스트를 하루 앞둔 24일 마지막 공식훈련을 마친 최준하(왼쪽)와 이민식이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 빅에어 경기장에서 ‘스왜그(swag)’ 넘치는 포즈를 취했다. 평창=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빅에어 테스트를 하루 앞둔 24일 마지막 공식훈련을 마친 최준하(왼쪽)와 이민식이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 빅에어 경기장에서 ‘스왜그(swag)’ 넘치는 포즈를 취했다. 평창=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빅에어 테스트 이벤트 경기 하루 전날인 24일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연습을 하는 최준하(19·백석대)의 코에는 휴지가 꽂혀 있었다. “코피 났어요. 오스트리아에서 훈련하고 온 지 며칠 안 됐는데 시차 적응이 덜 됐나 봐요(웃음).” 그가 선수대기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자 이번엔 눈가에 장난기가 가득한 노란 머리의 이민식(16·청명고)이 나타났다.

 얼핏 보면 힙합듀오 같은 두 선수는 대한스키협회가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는 스노보드 프리스타일(연기 채점 경기) 슬로프스타일, 빅에어 종목의 유망주다. 두 선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장학생’에 선정돼 IOC에서 훈련비도 지원받고 있다. 선수로는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두 선수에게서 긴장감이나 초조함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힙합에서 말하는 ‘스왜그(swag·으스대며 걷다는 뜻인 swagger의 준말)’가 충만하다고나 할까.

 최준하는 “아무래도 알파인 계열(속도 및 기록 경기) 선수들보다 프리스타일 선수들이 장난기도 많고 더 유쾌한 면이 있어요. 다른 스포츠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경쟁보다는 경기 자체를 즐기는 선수가 많아요”라며 웃었다. 사실 스왜그는 빅에어 선수에게 필요한 자질이다. 단 한 번의 점프로 관중과 심판들을 매료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두 선수 역시 멋진 점프에 끌려 프리스타일 스노보드를 시작했다. 최준하는 충남 예산, 이민식은 경기도 수원이 고향이다. 모두 스키장과는 거리가 먼 곳이다. 이민식은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집안에서 보드를 타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TV로 본 밴쿠버 올림픽 슬로프스타일 경기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엄마, 스키장 데려가 줘. 저거 하고 싶어.” 그의 어머니 김정원 씨(44)는 “위험하고 힘든 길이라는 걸 알았으면 안 시켰을 텐데 그땐 아무것도 몰라서 시켰죠(웃음). 그래도 아들이 하고 싶은 것 후회 없이 열성적으로 하니 행복하죠”라고 말했다.

 그동안 슬로프스타일(기물, 점프대 여러 개를 통과하며 연기하는 종목) 대회에 주로 출전했던 두 선수에게 이번 대회는 빅에어로 치르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데뷔전이다. 25일 예선에서 이민식은 백사이드 더블콕(1080도 회전)을, 최준하는 백사이드9(900도 회전) 기술을 시도한다.
 
평창=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빅에어 테스트 이벤트#최준하#이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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