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시범경기 첫 대결] 박병호 만난 오승환, 환한 미소 보낸 후 삼진 처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6일 05시 45분


세인트루이스 오승환-미네소타 박병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세인트루이스 오승환-미네소타 박병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6회초 2B-2S 절묘한 스플리터로 탈삼진
먼저 웃은 오승환, 4.1이닝 무실점 행진
5회 초 1안타 추가한 박병호 타율 0.360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은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하기 직전 시즌이던 2013년 삼성의 마무리투수로 KBO리그에서 4개의 홈런만 허용했다. 2012년 넥센에서 풀타임 4번타자가 되며 홈런왕으로 우뚝 선 박병호(30·미네소타)는 2013년 7월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오승환을 만나 초구 직구를 통타해 홈런을 빼앗았다. 2개월 뒤인 9월 21일 박병호를 목동에서 다시 만난 오승환은 8-6으로 앞선 9회말 초구부터 9구까지 모두 직구만 던져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모두 148∼152km의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당시 승부에선 무모하리만치 직구 하나로 밀어붙이며 자존심을 되찾으려던 오승환의 배짱이 돋보였다.

그로부터 3년의 시간이 흐른 2016년 3월 15일(한국시간) 오승환과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무대에서 재회했다. 2014년 오승환이 일본으로 진출함에 따라 3년 만에 성사된 왕년의 KBO리그 최고 소방수와 홈런왕의 첫 대결이었다.


오승환은 이날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와의 홈경기에서 1-2로 뒤진 6회초 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인 3번 트레버 플루프를 2루수 플라이, 4번 케니스 바르가스를 유격수 플라이로 잡은 오승환은 5번 1루수 박병호와 상대했다. 수염을 길러 좀더 강인한 모습으로 타석에 들어서는 박병호를 보며 오승환은 평소 ‘돌부처’의 이미지와는 달리 한참 동안 환한 미소를 지었다. 현지 중계진도 “매우 흥미로운 대결”이라며 관심을 기울였다.

초구는 바깥쪽 직구 스트라이크였다. 박병호가 잠시 타임을 불렀고, 2구는 바깥쪽에서 한 참 벗어난 볼, 3구도 높은 볼이었다. 4구는 스트라이크존 가장 낮은 코스를 찌르는 절묘한 스트라이크로 볼카운트는 2B-2S가 됐다. 오승환은 5구로 스트라이크존 낮은 코스에서 살짝 떨어지는 절묘한 스플리터를 던졌고, 박병호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KBO리그에서 오승환은 박병호에 14타수 2안타(타율 0.143) 1홈런 1볼넷 1타점 6탈삼진으로 강했었다. 그러나 오승환이 일본으로 떠난 뒤 박병호는 2014년과 2015년 2년 동안 105홈런 270타점을 올리며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기에 3년만의 재회에 더욱 관심이 쏠렸고, 일단 시범경기 대결에선 오승환이 웃었다.

오승환은 이날까지 시범경기에서 4게임 4.1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와 볼넷도 없이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오승환의 시범경기 첫 번째 탈삼진 제물이 된 박병호는 이에 앞서 5회초 우완 세스 매네스를 상대로 2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쳤다. 3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마친 박병호의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0.360에 3홈런 7타점 5득점이 됐다. 미네소타가 5-3으로 세인트루이스를 제압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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