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사장-직원들, 시각장애인과 ‘우정 레이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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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마라톤 D-5
마라톤 동호회원들의 특별한 사회공헌
8년째 각종 대회서 가이드 러너 활동… 2016년 처음 서울국제마라톤 10km출전
1km에 5000원씩 봉사기금도 기부

화학 에너지 기업 OCI의 임직원들(흰 조끼)이 12일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남산 산책로를 달리고 있다. 이들은 20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8회 동아마라톤 10km 부문에 시각장애인들의 가이드 러너로 참가할 예정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화학 에너지 기업 OCI의 임직원들(흰 조끼)이 12일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남산 산책로를 달리고 있다. 이들은 20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8회 동아마라톤 10km 부문에 시각장애인들의 가이드 러너로 참가할 예정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2일 서울 남산 산책로. 달콤한 주말의 늦잠을 반납한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이 이른 아침부터 하나둘 모였다. 국내 대표 화학 에너지 기업인 OCI(옛 동양제철화학) 직원들과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VMK) 회원들이다.

시각장애 마라토너들이 대회에 출전하려면 코스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돕는 가이드 러너가 필요하다. 시각장애인과 가이드 러너가 서로의 팔에 끈을 묶은 뒤 레이스를 함께 한다. 가이드 러너가 시각장애인보다 뒤처지면 안 되기 때문에 기록을 기준으로 짝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OCI 직원들이 각종 마라톤 대회에서 시각장애인들의 가이드 러너로 공식 참가한 것은 2009년부터다. 지난해까지는 1년에 2차례씩 소규모 대회에 출전했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7회 동아마라톤 10km 부문에 신청했다. 뚝섬에서 출발해 잠실주경기장에 도착하는 코스다.

이우현 사장
이우현 사장
OCI의 서울 본사와 5개 지방 공장에는 모두 마라톤 동호회가 있다. 본사 동호회 ‘러너스 하이’의 박현걸 회장은 “건강도 챙기면서 의미 있는 일을 하자는 데 회원들이 의기투합했다. 가이드 러너를 하려면 시각장애인과의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올해 초부터 몇 차례 함께 훈련하며 발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날 OCI 직원들과 VMK 회원들은 3.7km 코스를 왕복(7.4km)했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믿음의 끈’을 묶은 채 출발 장소로 돌아오는 마라토너들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직원들과 함께 남산을 달린 OCI 이우현 사장은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찾던 중에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한 직원들이 가이드 러너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회사의 공식적인 활동으로 확대하게 됐다.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다”며 “시각장애인들이 앞은 못 보아도 치타처럼 뛴다. 직원들이 훈련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09년 10명 정도이던 OCI의 가이드 러너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에는 전국 사업장에서 56명의 직원이 참가한다. 이들은 km당 5000원씩 총 280만 원의 사회봉사기금도 만들어 VMK에 기부할 예정이다.

▼생수 19만7000개, 음료 6만3000개… 역대 최대 규모▼

마라톤의 계절이 돌아왔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을 깨우고 체력을 키우는 데 마라톤만 한 운동도 없다.

42.195km를 달리는 마라톤에서 수분 섭취는 매우 중요하다.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제때 수분을 공급해야 안정적인 레이스를 이어갈 수 있다. 국제 대회에서 5km마다 급수대를 설치하는 이유다.

20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7회 동아마라톤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만8000명이 참가한다. 사용되는 물과 이온음료도 역대 최대 규모다. 공식 협찬사인 동아오츠카가 준비한 음료수는 생수 ‘마신다’ 19만7000개, 이온 음료 ‘포카리스웨트’ 6만3000개(이상 500mL 기준)에 달한다.

오랜 시간 달리면 몸에서 수분과 함께 나트륨, 염소, 칼륨 등 전해질이 빠져나간다. 전해질이 보충되지 않으면 피로가 쌓이고 심할 경우 근육 경련까지 일어난다. 전문가들은 한 시간에 약 1L의 수분을 3, 4차례 나눠 공급하라고 조언한다. 적절한 타이밍에 물을 섭취하지 못했다면 이온음료를 마시는 게 좋다. 강형숙 동아대 운동영양학과 교수는 “이온음료는 땀으로 소실된 전해질을 보충해 주고 수분을 쉽게 흡수하도록 돕기 때문에 마라토너의 체력 회복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동아오츠카는 국내 마라톤 발전을 위해 8년 연속 서울국제마라톤대회를 협찬하고 있다. 매년 연말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도 후원한다. 수상자 가운데 ‘영 러너상’을 받은 마라토너를 대상으로 일본 도쿄마라톤 등 국제대회 출전도 지원한다. 동아오츠카 민장성 대표이사는 “마라톤 등 스포츠를 제대로 즐기려면 수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다양한 종목의 후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건전한 스포츠 문화와 건강 상식을 전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서울국제마라톤#동아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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