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아직 은퇴할 이유 못 찾았다, 두리 은퇴 결정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4일 18시 35분


코멘트
“셋째, 넷째 쌍둥이 딸이 TV에서 호주 아시안컵 대표 선수들만 나오면 ‘아빠’라고 부르더라고요. 그걸 보고 정말 자랑스러운 아빠가 돼야겠구나, 다짐하죠.”

프로축구 K리그 전북 이동국(36·사진)의 머릿속은 온통 가족과 축구 생각뿐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이동국에게 겹 쌍둥이 딸 넷과 지난해 얻은 막내아들은 가장 큰 힘이다.

이동국은 “언젠가 집에 TV를 없앴는데 첫째, 둘째가 투정도 안 부리고 한 명은 선생님, 한 명은 학생이 되서 영어 단어 공부를 하더라”며 “부모 마음을 이해하고 오히려 감동을 주는 것을 보고 내 직업을 소중하게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아내에게 보답할 수 있는 건 역시 축구다. “아내가 아이를 낳기 전에 자신이 잘못될까 걱정하더니 ‘통장 비밀번호 적어놓고 나왔어야 하는데’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급한 와중에도 저를 생각해주니 마음이 짠했죠. 그런 마음으로 다섯 아이를 낳아준 아내가 참 고마워요.”

호주 아시안컵도 이동국에게 자극제가 됐다. 후반 종료 직전까지 모든 힘을 쏟아 붓는 대표팀의 끈질긴 경기력을 지켜보며 ‘포기는 없다’는 마음을 다시 다졌다.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서울)에 대해 “두리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하지만 나와는 생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대표팀 발탁은 개인적인 욕심이 아닌 경기력이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 이동국의 생각이다. 이동국은 “아직 은퇴할 이유를 못 찾았다”며 “이제 어떻게 하면 경기마다 굴곡을 줄일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은퇴 전에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가 생겼다. “전북의 안방인 전주하면 비빔밥인데 이제 축구가 먼저 연상되게끔 만들고 싶어요.”

두바이=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